'한류스타 존재감' 박해진 vs '홍보대사 곤욕' 임시완
이번 주 연예계에서는 새해 초 각각 브라운관과 스크린의 기대작이었던 작품에 출연한 두 배우의 명암이 갈렸다.

tvN 월화극 '치즈 인 더 트랩'(이하 '치인트')에서 주인공 유정 역을 맡은 박해진(33)은 깔끔하고 섬세한 연기로 국내는 물론 중국에서도 반향을 일으키며 한류스타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반면, 제작비 100억원이 투입된 '오빠생각'으로 영화 첫 주연을 꿰찬 임시완(28)은 작년 정부 공익광고에 이어 이번에는 정부 홍보대사를 맡은 일이 구설에 올라 곤욕을 치렀다.

◇ 위(↑) - 박해진 '치인트'로 주연급 우뚝…중국서 한류스타 '이름값'

20대 젊은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린 '치인트'는 지난 5회가 시청률 6.6%를 기록하며 국내 케이블 평일 드라마 시청률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현재도 연재 중인 원작 웹툰의 이야기와 인기를 바탕으로 하지만, 주연 박해진의 힘이 무엇보다도 크다는 평가다.

원작 속 순수한 캐릭터와 이미지가 매우 비슷한 배우로 꼽혔던 박해진은 캐릭터의 높은 싱크로율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섬세한 연기로 여심을 설레게 했다.

그의 주연작 가운데 국내에서 이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은 처음이다.

극 중 '유정 선배'로 불리는 박해진의 인기는 중국에서도 뜨겁다.

그는 2011년 중국 후난(湖南)위성TV에서 방송돼 큰 인기를 끈 '첸더더의 결혼이야기'를 통해 한류스타로 떠올랐고, 현지 드라마에 잇달아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또 주조연으로 등장한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몸값은 더욱 상승했다.

작년에는 중국 인기 드라마 '남인방' 시즌2의 주연을 맡았다.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치인트'는 중국에서 정식 서비스가 되기도 전에 웨이보의 드라마 인기 차트 순위 1위, 관련 조회 수가 하루 동안 4억 번을 기록했다.

이 드라마는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優酷)와 투더우(土豆)에 16부가 약 200만 달러(약 24억 원)에 판매돼 올여름께 중국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국내 케이블 드라마 수출 최고가다.

기존 케이블 드라마 수출 최고가는 역시 박해진이 출연한 '나쁜 녀석들'(11부·판권가 110만 달러)이었다.

그의 이름이 중국 수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박해진은 '치인트' 방영 시점에 맞춰 세븐일레븐, 빈폴 액세서리, 아웃도어 브랜드 센터폴 등의 새로운 모델이 됐다.

또 중국 마인드 브릿지, 콜러 노비타, 롯데면세점 등과 재계약을 통해 총 15개 광고의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총 모델료는 11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아래(↓) - 임시완 정부 홍보대사로 곤욕…'오빠생각' 흥행 고전

'오빠생각'은 천만 영화 '변호인'(2013)과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미생'(2014)을 통해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한 임시완의 첫 스크린 주연작이다.

이 영화는 최근 금융위원회의 영화예매권 강매 논란에 휘말렸다.

임시완이 지난해 8월부터 정부의 금융개혁을 알리는 금융위의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서비스) 홍보대사를 맡은 것이 불씨가 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그간 임시완이 한 푼도 받지 않고 열심히 홍보해줬다며 보은 차원에서 지난 18일 '오빠생각' VIP 시사회에 참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금융위는 은행·보험·증권사 등에 예매권을 사달라고 유선상으로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나 영화시장 경쟁 질서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홍보대사인 임시완은 의도치 않게 구설에 올랐다.

임시완이 정부 홍보대사를 맡아 마음고생을 한 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3월 고용노동부의 노동개혁을 홍보하는 공익 광고에 출연해 논란이 됐다.

드라마 '미생'에서 임시완이 연기한 '장그래'의 이미지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개혁법안의 내용과 상충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장그래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대표하는 캐릭터인데,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법안은 당시 비정규직의 여건을 더 어렵게 한다는 의견이었다.

임시완은 이에 대해 언론에 "신중하지 못했다"며 사과했지만, 이번 금융개혁의 홍보대사로 또 구설에 오르면서 처지가 난처해졌다.

총 제작비 규모 약 100억원(손익분기점 300만명)에 이르는 '오빠생각'은 내세우는 코드인 '감동'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다가 금융위의 영화예매권 강매 논란이 더해져 흥행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이 영화는 '쿵푸팬터 3',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에 밀려 박스오피스 매출액 점유율 3위(9.3%)로 밀려났다.

전날(29일)까지 누적관객 수는 76만명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redfla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