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이세돌 9단.
"알파고가 이긴 판후이 2단, 초일류는 아냐"

"컨디션만 관리하면 무난하게 이긴다."

세계 최강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대결에 앞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9단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컴퓨터와의 대결에 대해 "아직은 인간이 위에 있다"면서 "개인적인 생각보단 바둑계 전체에 큰 의미가 있는 승부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 9단 특유의 직설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화법이었다.

이 9단은 '만약 있을지 모르는' 패배에 대해서도 "5번기 전체를 내줄 경우 바둑계 전체적으로 후폭풍이 밀려올 것"이라면서도 "그런 정도의 부담은 언제든지 있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다만 자신이 진다면 "인간이 너무 무력해질 것"이라고 염려하기도 했다.

이 9단의 상대인 알파고는 앞서 유럽 최강 판후이 2단과의 5번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최초로 인간의 바둑을 이긴 인공지능'이란 타이틀을 달았다. 이에 대해 네이처는 "10년쯤 후에나 현실화 될 것으로 여겨졌던 위업을 달성했다"며 AI 연구의 중대 발견으로 인정했다. 바둑은 나올수 있는 경우의 수가 10의 170제곱에 달하기 때문에 그간 AI가 접근하기 어려운 난공불락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알파고는 지금까지 100만번의 대국으로 무시무시한 '수련'을 했다. 프로 바둑기사가 1년에 1000번 경기를 한다면 알파고는 1000년에 가까운 훈련을 한꺼번에 받은 셈.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데미스 하사비스는 "대국을 흔쾌히 수락해준 이세돌 9단에게 감사하다"며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만 이 9단과의 대결에 앞서 기보를 학습하지는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사비스는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5 대 5"라며 "우리도 자신이 있지만 이 9단도 자신이 있어 한다"고 염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의 경우엔 이 9단의 승리를 점치며 "이 9단이 컴퓨터와 겨룬 경험이 없다보니 한두 판 정도 질 수는 있겠지만 결국 이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는 3월 한국에서 치러지는 세기에 대결에는 100만 달러, 한화 약 12억원의 상금이 걸려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