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미래, 사업수완 부족 등이 원인"
승리·인순이 "사기당했다" 고소…이혁재·이주노 등은 피소되기도


그룹 빅뱅의 승리가 선배 여가수 신모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지난 4일 알려졌다.

부동산 개발 사업 투자 명목으로 신씨에게 20억원을 투자했는데 사업 진척이 없다는 주장이다.

연예인들이 사기를 당하거나 사기로 피소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불안정한 연예인의 직업 특성상 재테크를 위해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하거나, 전문 지식과 수완이 없는 상황에서 사업에 손댔다가 지인들에게 피소되는 경우다.

가수 인순이는 2011년 부동산 투자 명목으로 23억원을 투자했지만 돌려받지 못했다며 가수 최성수의 부인 박모씨를 고소했다.

박씨는 2014년 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반인보다 큰 수익을 만지는 연예인들이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재테크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아 타깃이 되기 쉽다고 봤다.

실제 유명 배우와 인기 아이돌 가수 중에는 건물을 매입하거나 요식업, 의류 사업 등 재테크를 하는 경우가 다수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 씨는 "연예계 생활만 한 연예인들은 세상 물정에 어둡다 보니 이들의 명성을 이용하려는 파트너나 브로커의 타깃이 되기 쉽다"며 "예산도 일반인 수준이 아니다 보니 투기성 투자와 연결될 환경에 놓이기 쉽다"고 설명했다.

다수 배우와 가수가 소속된 한 기획사 홍보실장도 "수익이 큰 연예인들은 인기 생명력이 짧으니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고수익이 날 투자를 고민한다"며 "실제 흥행한 스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고, 연예인들은 만남의 범위가 한정되다 보니 그런 얘기에 솔깃해 쉽게 믿고 투자한다"고 말했다.

반면, 연예인들이 사업에 손댔다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해 피소되는 사례는 더 많다.

인기 부침이 심한 연예인들은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리게 되고, 알려진 이름 덕에 투자금을 끌어모으기도 수월하다.

그러나 사업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고 돈을 갚지 못해 결국 투자자로부터 고소를 당한다.

파산 선고까지 받았던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이주노도 재기를 위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다가, 방송인 이혁재도 공연 사업을 하다가 각각 지인에게 돈을 빌렸으나 갚지 못해 피소돼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젝스키스 출신 강성훈이 사기 혐의로 수년간 곤욕을 치렀고, 가수 송대관은 부인의 부동산 사업 때문에 사기 혐의로 피소돼 활동까지 중단했지만 지난해 11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실형이 선고된 사례도 있었다.

그룹 포맨 출신 김영재는 자동차 담보 대출 등에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지인들에게 받은 8억9천여만원을 돌려주지 못해 피소됐고 지난해 9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배우 나한일도 해외 부동산 투자금 명목으로 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5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여 년간 연예계에 몸담은 한 기획사 대표는 "사기 혐의로 피소된 이유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다수 연예인이 비즈니스 측면에선 능력이 부족해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 송사에 휘말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획사 본부장은 "연예인의 잘못이 가장 크겠지만 때로는 주변 사람이 연예인의 이름을 팔아 투자금을 끌어들여 동업하는 경우도 있다"며 "투자자는 돈을 받기 어려워지면 결국 연예인을 걸고 넘어진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