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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12월 2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지숙과 옥여사의 대립은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고 지숙에 대한 기현의 반감은 더욱 커진다. 옥여사는 죽음을 맞이하고 지숙의 뜻밖의 고백에 기현의 마음은 또다시 흔들린다. 남수만을 추적하던 우재와 한경사는 소윤이가 제시한 경첩거울의 손톱을 빌미로 남씨를 압박하면서 결국 오랫동안 숨겨졌던 진실을 밝히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과 마침 소윤에게 전달된 아가씨의 메시지는 사건의 진실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리뷰
윤지숙의 광기는 드디어 폭발하였다. 아닌 척 복종하는 척 조용히 숨기고 있던 본심을 모두 드러냈다. 윤지숙은 궁지에 몰리자 광기를 폭발하였다. 그녀의 분노어린 치기는 옥여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눈에 가시 같았던 옥여사의 죽음 덕분에 이제는 기를 펼 수 있을 것같았는데, 더욱 큰 문제가 생겼다. 서창권으로부터 이혼 요구까지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윤지숙도 동정 받아야 할 피해자였음은 확실하다. 다만 그 피해를 더욱 모질고 혹독한 방식으로 표현했을 뿐이다. 그렇다해도 윤지숙의 모습은 현재 신은경의 개인사와 묘하게 오버랩되며 시청자들을 더욱 오싹하게 만들었다.

2013년 9월 15일의 대광목재 남수만과 그 부인의 행적이 알리바이로 모두 드러났다. 비록 남수만이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악행에 대한 업보를 이제야 모두 돌려받는 셈이다. 사실 손톱이라는 떡밥은 귀신, 꿈과 연결되며 억지스러운 단서를 제공했다. 또 소윤의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에요”는 대부분이 진실로 드러난 것도 조금은 황당한 전개. 하지만 덕분에 김혜진 죽음의 진실은 더욱 가까워졌다. 또 그만큼 치밀하고 다양한 전개가 시청자들이 추리를 즐기게 한 것은 맞다.

과거의 잘못을 스스로 뉘우친다고 해서 그 잘못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김혜진은 자신을 더러운 방식으로 세상에 나오게 한 친부 남수만을 압박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만큼 남수만에게 딸은 그저 “그여자”가 되고 말았다. 그런 그가 죄를 뉘우쳤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단지 자신의 것을 지키고, 현재를 유지하기 위해 죗값을 스스로 치뤘다고 착각 했을 뿐이다. 김혜진은 그렇게 괴물 같은 부와 모에게 버려졌고, 죽음은 결국 자신이 그토록 애달프게 그리워하던 가족으로부터 당한 것이다.

강주희의 입을 통해 마주한 진실은 결국 마을 사람 모두가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상황임을 확신하게 만들었다. 강주희도 잘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어쨌든 엄마로부터 받은 상처가 그녀를 더욱 삐뚤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던 딸에게 “언니를 살려야지, 너는 그냥 살라”는 한마디는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사건의 발단이 무엇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일은 걷잡을 수 없이 꼬이고 말았다. 담담한 그녀의 말투가 더욱 애잔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가장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한 그녀이기에 지금까지의 행동은 모두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말았다.

어쩌면 모든 사건의 원인은 친엄마에 대한 사랑의 갈구였을지 모르겠다. 김혜진도 친엄마로부터 인간으로, 자식으로 거부당했다. 친엄마의 따뜻함을 원했지만 오히려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강주희도 그랬고, 유나도 그러하다. 이 운명의 장난같은 아치아라의 숙명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 이제 윤지숙의 냉혹한 홀대가 김혜진을 죽음에 이르게하는 결정적인 계기까지 마주한 상황. 신은경의 살기가 새삼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다포인트
– 약사님, 이제 그의 마음은 떠나버렸습니다.
– 아가씨와 대광목재의 연결고리는 그저 김혜진 죽음에 대한 단서용인가?
– 흐름을 끊는 PPL은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한다

이현민 객원기자
사진.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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