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정시우 기자]
창백한 얼굴들 사이비
창백한 얼굴들 사이비

대한민국 장편 애니메이션 두 편이 세계 4대 애니메이션영화제인 홀랜드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를 2년 연속 제패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4년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가 제17회 홀랜드 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을 수상한데 이어, 허범욱 감독의 ‘창백한 얼굴들’이 제18회 홀랜드 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

느와르 애니메이션 ‘창백한 얼굴들’의 허범욱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이하 ‘KAFA’) 장편제작과정을 수료했으며, ‘사이비’를 연출한 연상호 감독과는 사제지간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은 바 있다.

KAFA에서 만나기 전부터 사제지간의 돈독한 인연을 이어온 연상호 감독과 허범욱 감독이 나란히 수상의 영예를 안으며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전망을 밝히고 있다.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는 수몰예정지역인 마을을 배경으로 기적을 빙자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목사와 그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술주정뱅이 폭군,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충돌을 그린 작품으로 사회의 쓸쓸한 단면을 극대화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사이비’를 통해 연상호 감독은 인간의 양면성과 비극적인 결말을 스릴 있게 전개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를 선보이며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을 얻었다.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허범욱 감독은 ‘창백한 얼굴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창백한 얼굴들’은 사람도, 식물도 모든 것이 무채색인 하얀 행성에 태어난 유일한 유색인 ‘민재’가 사회적 차별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느와르 애니메이션. 하얀 행성에서 오직 ‘다름’으로 인한 주변의 ‘차별’에 내몰린 ‘민재’의 모습을 통해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다양한 사회적 차별에 대해 거침없이 표현해낸 허범욱 감독의 연출력에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애니메이션계의 선배이자 스승인 연상호 감독은 “허범욱 감독이 앞으로 보여줄 작품들이 글로벌한 마이너로 관객들을 계속 만나길 바란다. ‘창백한 얼굴들’ 같은 작품들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루트가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고 제자에 대한 애정과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창백한 얼굴들’은 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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