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관객들이 방콕 선더돔에서 열린 김준수의 공연을 보며 열광하고 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태국 관객들이 방콕 선더돔에서 열린 김준수의 공연을 보며 열광하고 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엄마가 시아(XIA·김준수)의 팬이라 공연을 같이 보러 다니다 보니 저도 팬이 됐습니다. 오늘 시아의 공연은 모든 사람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어요. 팬들과 함께 소통하는 모습은 물론 두말할 필요 없는 무대로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고마웠죠.”(짜끄린·26)

“발라드면 발라드, 댄스면 댄스 모두 소화해내는 그의 내공에 또 한번 감탄했어요. 늘 팬들을 웃게 하는 그만의 매력에 빠진 2시간이었습니다.”(차이·여·20)

김준수
김준수
지난 19일 저녁 태국 방콕의 선더돔. 3000석을 메운 태국 팬들은 그룹 JYJ의 김준수가 3집 ‘꽃’ 발매 기념으로 펼친 아시아 투어 공연에 열광했다. 뮤지컬계 톱스타답게 김준수는 발군의 감정 전달력을 과시했다. 팝과 발라드, 힙합 등 다양한 곡을 넘나들며 감미로운 목소리뿐 아니라 표정과 제스처, 퍼포먼스까지 온몸으로 표현했다.

이날 무대를 관통한 감성은 사랑을 포함한 그 무엇을 염원하는 ‘애절함’. 그는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로 ‘러브 유 모어(Love you more)’ ‘리치(Reach)’ ‘나의 밤’ 등 발라드를 노래하면서 관객의 마음을 촉촉히 적셨다. 그는 “‘나의 밤’은 가장 잔잔한 노래”라며 “길 잃은 미아의 느낌으로 들어달라”고 객석에 주문했다. ‘리치’에서는 “내 눈을 바라봐줘. 너는 알고 있잖아”라고 호소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한 결정적 동기가 됐던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를 열창할 땐 “이제 내게 돌아와 함께 춤춰요”라고 간절히 구애했다.

애절함의 절정은 ‘꽃’이었다. 웅장한 사운드와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테이크 마이 핸드(Take my hand·내 손을 잡아줘)/말라버린 내 심장을 적셔줘”라며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열망을 노래했다. 공연에 앞서 그는 이 곡에 대해 “꽃이란 때로 꺾일지언정 늘 만개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청소년들에게 항상 꿈을 갖고 노력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기존 댄스곡과 달리 관객과 가수가 함께 호흡하기 어려울 만큼 난해한 곡이라 ‘공연 안의 또 다른 공연’으로 다가서도록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관객과의 소통 폭을 넓히기 위해 소원을 들어주는 코너를 마련한 것은 김준수 공연의 특징이다. 댄스곡 ‘꽃’을 랩으로 들려달라는 한 관객의 소원에 그는 난감해하면서도 즉석에서 들려줬다.

서너 곡을 제외하면 대부분 3집 앨범 수록곡으로 무대를 채운 것도 특징. 알려진 곡들로 무대를 꾸민다면 비싼 입장료(평균 12만여원)를 낸 관객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생각해 새로운 곡과 안무가 담긴 신곡으로 꾸몄다는 얘기다. 그는 “태국 팬들의 눈에는 선함이 깃들어 있다”며 “노래하는 동안 나 자신이 치유를 받는다”고 말했다.

방콕 공연은 이달 초 오사카를 시작으로 서울, 상하이에 이은 아시아 투어의 반환점에 해당한다. 그는 “앞으로 도쿄, 후쿠오카, 나고야 공연에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방콕=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