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헤르쯔 아날로그, 어쿠스틱 블랑, 갓세븐
조커, 헤르쯔 아날로그, 어쿠스틱 블랑, 갓세븐
조커, 헤르쯔 아날로그, 어쿠스틱 블랑, 갓세븐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변함없는 미남, 나에게 겸손함을 기대하지 마시오, 하지만 넓은 마음으로 사랑해주겠소,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신의 뜻대로

조커 ‘강볼프씨’ 中

조커 ‘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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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조커(이효석)를 만났을 때 그는 “앞으로 목표는 앨범을 많이 내는 것이다. 난 먹고 사는 것만 보장이 되면 20집까지도 낼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게 일종의 선언과 같이 들리더라. 조커는 세션 연주자로는 꽤 오랜 경력을 가지지만 본인의 이름으로는 작년에 1집 ‘칼레이도스코프(Kaleidoscope)’를 발표한 신인이나 다름없다. 조커는 1집에서 멜로디, 화성, 리듬을 쓰는 데 있어서 기존 가요의 정형화된 틀을 탈피했고, 그 ‘탈피’를 다분히 음악적으로 풀어냈다. 조커는 올해 초부터 조커스 페이지(Joker’s Page)라는 프로젝트로 격월로 신곡을 발표해왔다. 역시 신인이라 그런지 창작의 아이디어가 샘물처럼 쏟아져서일까? 별의 노래는 조커스 페이즈로 먼저 선보인 곡들과 신곡들이 합쳐진 정규 2집. 지난 앨범이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풀어놓은 포트폴리오의 느낌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일정한 콘셉트로 수렴되고 있는 편이다. 하림이 함께 한 타이틀곡 ‘강볼프씨’ ‘별의 노래’ 박주원의 기타가 함께 한 ‘사필귀정’은 마치 뮤지컬의 스코어를 듣는 것처럼 극적인 느낌을 준다. 그 외에는 서정적인 발라드들이 선보여지고 있다. 1집으로 아카데믹한 인상을 줬던 조커로서는 대중에게 보다 편하게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조커를 볼 수 있을 거다.

헤르쯔 아날로그 ‘어서오세요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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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쯔 아날로그가 솔로에서 듀오로 재정비된 후 처음 선보이는 앨범으로 정규 2집이다. 재작년 첫 앨범 ‘헤르쯔 아날로그’를 들었을 때는 왠지 모르게 에피톤 프로젝트가 스쳐갔다. 소속사도 갖고, 이름도 비슷한 느낌이어서 그랬을까? 이번 앨범은 다르다. 일단 성준의 솔로 프로젝트였던 헤르쯔 아날로그는 이번 앨범부터 여성 싱어송라이터 주하와 함께 한다. 전작에서 어쿠스틱 팝과 약간의 전자음악이 섞인 음악을 선보인 헤르쯔 아날로그는 신보에서는 완전히 어쿠스틱 쪽으로 굳힌 사운드를 들려준다. 전작보다 스타일이 단출해진 편인데, 어쿠스틱 사운드에 더욱 초점을 맞추면서 비로소 색이 확실해진 느낌이다. 성준과 주하의 궁합은 상당히 좋다. 둘이서 함께 부른 ‘연애상담인듯’은 새로운 ‘염장 송’ 등극을 노려봐도 좋을 듯. 각자 부른 노래들도 분위기가 비슷해 헤르쯔 아날로그라는 이름으로 수렴된다. 그만큼 둘의 궁합이 좋다니까. 그리고 이들의 앨범 ‘어서오세요 여름밤’은 해변이 아닌 옥탑방에서 듣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어쿠스틱 블랑 ‘Acoustic Blanc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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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영의 밴드 어쿠스틱 블랑의 정규 1집. ‘블루 스카이(Blue Sky)’를 통해 당찬 이미지로 다가왔던 박기영도 이제 어느덧 데뷔 15주년을 맞았다. 어쿠스틱 블랑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리세오음악원 플라멩코기타를 이수한 이준호, 실력파 베이시스트 박영신이 함께 결성한 트리오. 박기영은 태교 중에 러브홀릭 출신의 이재학의 소개로 안토니오 포르치오네의 음반을 듣게 됐다고 그러한 음악을 해보겠노라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참고로 어쿠스틱 블랑은 단지 박기영을 프론트로 내세운 팀은 아니고, 멤버 세 명이 삼각형을 이루는 진짜 밴드다. 이들 셋은 함께 작사 작곡 편곡에 이르기까지 공동 작업으로 해냈다. ‘어떤 느낌’을 들어보면 박기영의 노래와 이준호의 기타, 박영신의 베이스가 동등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각각의 곡들은 왈츠, 룸바부터 어쿠스틱 팝이 골고루 들어가 있는데, 특히 이준호의 기타 연주가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GOT7 ‘G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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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에서 새로 선보이는 보이그룹 갓세븐의 두 번째 미니앨범. 앨범 제목에 하트가 들어가다니, 무슨 변신을 꾀한 것일까? 지난 앨범에서 강렬한 퍼포먼스를 부각시킨 갓세븐은 새 앨범에서 잔뜩 끼를 부리는 모습이다. 갓세븐이 막 나왔을 때에는 엑소 때문에 아이돌그룹의 퍼포먼스에 잔뜩 힘이 들어가던 시기였다. 갓세븐은 이번 앨범을 통해 외부의 기준보다는 보다 자신들의 느낌에 더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 8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새 앨범은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 프로듀서를 포함해 노데이(Noday), 클로이(Chloe), 알렉스 지(Alex G), 이우민 등 다양한 작곡가들 참여했으며 갓세븐의 리더 JB는 작사로 힘을 보탰다. 타이틀곡 ‘에이’는 업템포의 R&B 곡으로 경쾌한 리듬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곡으로 청량감이 매력. 이외에 앨범 전반적으로 트렌디한 R&B와 힙합 리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JYP 앨범 중에서는 박진영의 색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빈지노 ‘Up All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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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는 지금 한국 땅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힙합 스타다. 아니, 이제는 셀러브리티라고 해도 되겠다. 요새 이 땅에서 힙합이 이래저래 시끌시끌한데, 빈지노는 힙합이 어찌됐든 관심 없는 여성 팬들부터, 힙합 마니아까지 골고루 만족시키는 거의 유일무이한 존재라 할 수 있다. 힙합 마니아 들이 빈지노를 인정하는 이유는 랩을 특출나게 잘 해서라기보다는, 언더 시절부터 고수하던 본인의 스타일로 메인스트림에서 성공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새 앨범 ‘업 올 나잇(Up All Night)’은 빈지노가 프로듀서 피제이와 함께 디자이너 브랜드 우영미 파리 컬렉션의 음악을 총괄하며 구상한 것으로 정규라기보다는 일종의 번외 편 앨범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때문에 기존 앨범들에 비해 색이 확실하다거나 완성도 면에서 견고하지는 않다. 패션쇼, 즉, 런웨이에 어울리는 힙합이라고 할까? 이는 어쩌면 힙합이 메인스트림에서 소비되는 또 다른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뭐 이랬거나, 저랬거나 빈지노 여성 팬들은 ‘하우 두 아이 룩?(How Do I Look?)’을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려놓겠지만 말이다.

박준희 ‘My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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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준희의 17년만의 새 앨범. 1992년에 ‘눈 감아 봐도’로 가요계에 혜성과 같이 등장했던 미소녀 가수 박준희를 기억한다. 그간 박준희는 강원래의 부인 김송 등과 함께 ‘콜라’로 활동했고, 오랜 공부 뒤에 후배들을 가르치는 보컬 트레이너로도 활약했다. ‘눈 감아 봐도’는 당시 꽤 세련된 댄스곡이었는데 최근에는 재즈 밴드 쿠마파크가 커버하기도 했다. 박준희는 여전히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인데 목소리는 ‘눈 감아 봐도’ 시절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이제는 ‘미친년, 사랑을 접다’와 같은 완연히 성숙한 여성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됐다고 할까? 타이틀곡 ‘마이 히스토리’는 최근 메인스트림의 후배 여가수들도 거의 시도하지 않는 강렬한 록이다. 이외에 ‘첫사랑’ ‘아름다운 소녀’ 등의 곡들에서는 연륜이 느껴진다. 즉, 박준희와 함께 나이를 든 팬들의 가슴을 파고들만한 곡들이다.

마푸키키 ‘Shall We Hu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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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작정하고 만든 여름앨범이다. 본격 하와이 멜레 트리오 마푸키키는 어느덧 우쿨렐레 전도사가 돼버린 조태준과 이동걸, 김영진이 의기투합한 밴드. 조태준과 이동걸은 함께 하와이 여행을 하는 중에 야자나무 아래에서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놀았다고 한다. 때문에 정통 하와이언을 표방한 이 앨범이 나오게 된 것. 요새 김연아도 광고에서 우쿨렐레를 튕기는 등 바야흐로 우쿨렐레 열풍이긴 한데, 이 앨범은 그런 유행을 노린 앨범은 아니다. 마푸키키는 하와이의 전통음악인 멜레(mele)를 추구하는 팀이다. 앨범에는 무려 하와이 전통언어로 노래하는 ‘Kipahulu’ ‘He u’i’ 등도 들어볼 수 있다. 달달한 화음과 우쿨렐레가 조화를 이루는 이 곡들을 듣고 있노라면 하와이의 해변과 비키니 여성들이 떠오르는 것 같다. 억지로 여름노래라고 우기는 시즌 송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제대로 만든 여름앨범이 아닐까 한다. 조태준이 하찌와 TJ 시절 히트시킨 ‘남쪽 끝 섬’도 하와이언 편곡으로 들어볼 수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 ‘Redeemer of Sou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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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다스 프리스트의 새 앨범 ‘리디머 오브 소울즈(Redeemer of Souls)’ CD 재킷을 펼치는데 마치 성경책을 펴는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주다스 프리스트는 2012년 초 내한했을 당시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대규모 월드투어를 중지하고 새 앨범을 한 장 더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6년 만의 신작인 ‘리디머 오브 소울즈’가 바로 그 앨범인 것이다. 정규 17집으로 롭 헬포드와 함께 주다스 프리스트를 상징하는 멤버인 K. K. 다우닝이 빠진 상태에서 만든 첫 앨범이기도 하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라. ‘리디머 오브 소울즈’는 주다스 프리스트 본인들이 팬들을 위해 만든 앨범이라고 밝힌 만큼 초기 사운드에 충실하다. 제목부터 주다스 프리스트다운 ‘메탈라이저(Metalizer)’에서 롭 헬포드의 포효를 들으면 아직 주다스 프리스트가 건재하고도 남는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오감을 자극하는 중후함이 바로 정통 헤비메탈 아닌가? 역시 명불허전.

제이슨 므라즈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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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므라즈의 정규 5집. 언젠가부터 제이슨 므라즈는 우리에게 인기 가수 이상의 무언가가 돼가고 있는 것 같다. 국내에서 그리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성실한 내한공연을 통해 팬덤을 늘려간 그는 어느새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팝스타가 됐다. 최근에는 환경운동을 벌이면서 음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긍정의 아이콘으로 다가오고 있기도 하다. 신보는 므라즈의 오랜 음악적 동반자인 밴드 레이닝 제인의 멤버들과 함께 녹음한 작품으로 일종의 밴드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아임 유어스(I’m Yours)’와 같은 달콤한 곡은 없으며 각 곡들은 자연의 풍광이 느껴질 만큼 스케일이 크다. 새 앨범에 대해 음라즈는 “치유를 다루는 노래들이다. 또한 사랑에 대해서도 노래한다. 신념에 대해서도. 환경에 대한 우리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온정을 나누며, 또는 무언가를 떠나보내는 것에 대해서도 노래한다. 내가 오랫동안 써왔던 것들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라고 밝히고 있다. 이런 음악을 국내 팬들이 좋아할지는 의문이지만, 므라즈는 더 거대한 뮤지션이 된 것 같다.

퍼스 앤 부츠 ‘No Fools, No Fun’
앨범커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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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앤 부츠는 노라 존스가 소속된 컨트리 트리오다. 지금도 노라 존스가 재즈 보컬리스트라고 오해하는 이는 없겠지만, 그래도 설명을 붙이자면 노라 존스는 완전한 컨트리 뮤지션이라 할 수 있다. 노라 존스는 솔로 외에 리틀 윌리스라는 컨트리 밴드로 앨범을 내기도 했다. 노라 존스는 지난 2008년부터 사샤 돕슨, 캐서린 파퍼와 함께 컨트리 밴드 퍼스 앤 부츠를 결성하고 브루클린의 소규모 클럽에서 공연을 펼쳐 왔다. 노래와 기타, 드럼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사샤 돕슨은 ‘돈 노우 와이’의 작곡가인 재시 해리스를 통해 노라 존스와 친해졌다고. 캐서린 파퍼는 잭 화이트의 신보 ‘라자레토(Lazaretto)’에서 베이스를 연주했으며 노라 존스의 앨범에서 드럼을 맡기도 했다. 즉, 다재다능한 여성 셋이 모인 셈. 다섯 곡의 신곡과 함께 조니 캐시의 불 라이더 닐 영의 ‘다운 바이 더 리버(Down By The River)’ 등 일곱 곡의 커버 곡이 담겼다. ‘다운 바이 더 리버’를 노래하며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노라 존스의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엔라이브, 파스텔뮤직, 포츈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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