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청률 25%로 막을 내린 SBS드라마 ‘상속자들’.
지난달 시청률 25%로 막을 내린 SBS드라마 ‘상속자들’.
KBS는 지난해 중국에 드라마 ‘굿닥터’와 ‘각시탈’ 포맷(프로그램 구성 형식)을, 터키에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포맷을 수출했다. 방송 규제가 심한 중국에서는 포맷 수출을 통해 우회적으로 진출하면서 공동 제작 등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블채널 tvN도 ‘나인’을 국내 드라마 최초로 미국에서 리메이크해 방영할 예정이다. 이르면 5월께 미국 측 제작사가 파일럿 영상을 LA스크리닝(할리우드에서 열리는 TV드라마 견본시)에서 공개할 예정이라고 tvN 측은 밝혔다.

한ㆍ일 관계 악화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한국 드라마의 최대 해외시장인 일본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시장 다변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드라마 수출은 2001년 800만달러에서 2012년 1억6150만달러로 20배가량 늘어났다. 2007년 드라마 수출액(8190만달러)과 비교해도 두 배로 커졌고, 연간 전체 방송프로그램 수출의 90%에 이른다.

드라마 수출, 상품·시장 다변화로 활로 모색
지난해에는 한ㆍ일 관계 악화, 엔화 약세 등으로 인해 대일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전체 수출 금액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시장 수출이 타격을 받았지만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신흥시장과 미국 등 선진시장에 수출이 증가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일본 시장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중국과 미국 등에 공동 제작이나 포맷 수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시도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새해에도 드라마 수출 성패는 시장 다변화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드라마 수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KBS미디어 전용길 대표는 “대내외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8000만달러 이상 드라마를 수출해 2012년을 소폭 웃도는 성과를 냈다”며 “올해에는 드라마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또 드라마는 수출 금액에 비해 파급력이 큰 만큼 한국 문화를 잘 담아내는 드라마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KBS2가 방송 중인 장근석 주연의 ‘예쁜 남자’는 ‘사랑비’에 이어 일본에 비싼 가격에 수출됐다. 하지만 국내 시청률이 5%도 채 나오지 않으면서 ‘수출용 드라마’란 꼬리표가 붙었다.

방송사 한 관계자는 “게임은 수출이 많다 해도 한국 문화와는 상관없는 콘텐츠이지만 드라마는 현재 한국의 모습을 가장 잘 담아내면서 화장품 등 상품 매출에도 크게 기여하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