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 딸과 함께하는 추성훈
‘슈퍼맨이 돌아왔다’ 딸과 함께하는 추성훈
‘슈퍼맨이 돌아왔다’ 딸과 함께하는 추성훈

이휘재, 추성훈, 장현성, 이현우 등이 출연해 아내 없이 오롯이 아이와 48시간을 함께하며 육아와 살림을 책임져야한다는 콘셉트의 KBS2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현장공개를 진행했다.

28일 서울 서교동 모처에 네 아빠들, 그리고 강봉규 PD가 둘러앉아 기자들과 마주했다.

‘엄마의 부재와 아빠의 육아’라는 콘셉트 때문에 이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홍보를 하기에 앞서, MBC ‘일밤’의 ‘아빠! 어디가?’와의 차이를 공들여 설명해야만 했다.

강봉규 PD는 “본의 아니게 논란이 됐다. 막상 프로그램을 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빠! 어디가?’와의 유사성 논란에 대해 출연자들도 각기 의견을 전했다. 먼저 장현성은 “주변에서도 이걸 한다니 ‘아빠! 어디가?’와 MBC ‘나 혼자 산다’를 비벼 만든 것을 왜 하려하냐고 하더라. 하지만 사랑이라는 소재가 몇 천 년 동안 여러 예술가를 통해 이야기 돼왔듯, 이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해명 아닌 해명을 했다. 이어 이현우는 “그런데 프로그램들은 원래 다 비슷하지 않나”라며 “아마 제작진이 ‘아빠! 어디가?’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부분은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는 “나는 분명 그런 부분은 있다고 보고, 그렇기에 어떻게 다르게 할까 (제작진이) 고민을 엄청 했을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유사성 논란과 함께 드는 의문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제작진으로서는 비슷한 포맷의 ‘아빠! 어디가?’가 성공을 했기에 섭외 면에서는 오히려 도움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부분이었다. (‘아빠! 어디가?’ 제작진은 앞서 섭외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로, 아이까지 공개하고 싶어 하지 않는 아빠들을 설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진정성을 중요시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아이러니한 점은 아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자 하는 부모들 보다는 오히려 반대의 입장에 있는 부모들을 더 설득해야만 했다”고 밝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쌍둥이 아빠 이휘재
‘슈퍼맨이 돌아왔다’ 쌍둥이 아빠 이휘재
‘슈퍼맨이 돌아왔다’ 쌍둥이 아빠 이휘재

섭외 과정과 관련, 강봉규 PD는 “아이들 공개 뿐 아니라, 집까지도 공개되고 가족 구성원들이 다 공개가 돼야했기에 그 과정은 정말 험난했다”며 “그래도 어떤 것도 가공하지 않고, 가족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담아내겠다는 제작진의 의도에 공감해주셔서 결국 설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나마 일본에서 21개월 된 딸 아이를 키우는 추성훈을 비롯해, 아직 아이가 어린 이휘재와 이현우를 제외하고 이 프로그램에서 아이들 공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출연진은 올해 11세 아들과 7세 딸이 있는 장현성이었다.

장현성은 “당연히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와이프와도 굉장히 오랜 기간 상의를 했다. 가령, 대본이나 명확한 틀이 있어 아이들에게 어떤 행동을 강요하게 되거나 하는 식의 프로그램이었다면 못했을 텐데, 그런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또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사진을 많이 찍어보자라는 심정으로 응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카메라가 설치된 과정을 아이들도 지켜보고 있었으니 촬영이라는 것을 알고 임하긴 했지만, 집 안에 카메라가 막상 설치가 돼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니 결국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또 강봉규 PD는 이휘재, 이현우, 장현성, 추성훈에게 러브콜을 보낸 이유도 밝혔다. 그는 “(육아와) 가장 안 어울릴 것 같은 분들을 찾았다. 예컨대, 우락부락한 추성훈 선수가 섬세하게 딸을 다루는 그림이 궁금했다. 이현우 씨 역시도 결혼의 이미지가 없기에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양한 상황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을 섭외해보자 했고, 그래서 이제 겨우 4개월 남짓된 쌍둥이를 키우는 극한의 상황에 있는 이휘재 씨에게도 문을 두드렸다”고 전했다.

이현우의 말처럼, 크게 보면 ‘아빠! 어디가?’와 같은 그림이지만 다양한 색깔을 찾으려고 시도한 흔적은 엿보인다. 결국 유사성 논란을 제대로 빗겨갈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은 콘텐츠 자체의 독창적 재미뿐일 것이다. 방송을 보기 전에는 어떤 해명을 해도 여전히 잡음은 있을 수밖에 없는 모양새이긴 하다.

과연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논란을 극복하고 레귤러 프로그램으로 살아남아 사랑받을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MBC ‘일밤’의 오랜 침체기를 아이와 아빠들이 씻어냇듯, KBS 예능국의 시련의 시기도 아빠와 아이들이 해결하게 되는 셈이다.

방송은 추석연휴 9월 19일부터 3일 연속 방영된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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