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사이트에 글 올려.."김희선에 마음 많이 쓰여"

고(故) 김종학 PD의 오랜 파트너 송지나 작가가 24일 고인을 떠나보낸 심경을 밝혔다.

송 작가는 24일 새벽 3시30분께 자신의 공식 사이트인 드라마다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그는 "빈소에 다녀왔다"며 "아직 잘 모르겠다.

아침에 잠을 깨면 '아 이상한 꿈을 꾸었어'라고 말할 거 같다"고 김 PD의 죽음을 접한 감정을 전했다.

그는 김 PD의 초창기부터 마지막 작품까지 한 연기자와 스태프가 빈소 안에 다 함께 있었다며 "정말로 꿈의 한 장면 같았다.

이렇게 다 모이게 해서 밥 한번 같이 먹고 싶으셨던가"라고 안타까워했다.

송 작가는 이어 고인의 추모 영상을 제작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그 영상에 입힐 몇 줄의 글을 쓰라고 한다.

그런 영상에 입힐 말 같은 건 한마디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자칫 그런 말을 하면 이게 다 꿈이 아닌 게 될 거 같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송 작가는 김 PD의 마지막 작품인 '신의' 배우들에 대한 생각도 드러냈다.

'신의' 대본을 쓴 그는 "오래된 작품의 다른 연기자 분들이 옛날이야기를 하고 또 하는 가운데 힘없이 앉아있던 '신의' 연기자분들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며 "(김)희선씨 때문에 마음이 많이 쓰인다"고 적었다.

그는 "힘든 촬영장에서 감독님을 유일하게 웃게 해주었다는 은수(김희선의 배역 이름). 이름 없는 스태프나 신인 연기자들이 '자신들만으로는 힘이 부족하다고..이름 있는 누나가 우리 힘 좀 돼주세요' 해서 감독님이 아닌 제작사를 상대로 한 고소장에 이름을 얹어주었던 내막을 내가 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그 이유로 (김희선이) 울고 또 운다.

그러지 말라"고 김희선을 걱정했다.

김희선은 최근 '신의' 제작사를 상대로 한 출연료 미지급 소송에서 승소했다.

일부 누리꾼은 김종학 PD가 '신의' 출연료 미지급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점을 들어 김희선을 비난하기도 했다.

송 작가는 "잘못을 한 이가 있다면 그 긴 세월을 함께 했으면서도 마지막 전화 한 통화 받지 못한 사람이다.

그렇게 얄팍한 세월을 지녀온 사람이다"고 김 PD를 떠나보낸 아쉬움을 드러냈다.

송 작가와 고인은 '신의'를 비롯해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태왕사신기' 등 7편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며 명콤비로 불렸다.

송 작가는 전날 빈소를 찾아 이날 새벽까지 자리를 지켰으며, 자정을 전후해 '신의'에 출연한 김희선과 이민호, 류덕환, 박세영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김희선은 새벽 4시 넘어까지 빈소를 지키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앞서 고현정, 배용준, 박상원, 최민수, 채시라, 이지아 등 김종학 PD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와 관계자들이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김종학 PD는 전날 오전 분당의 한 고시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경찰 조사와 별도로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왔으며,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였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이태수 기자 tsl@yna.co.kr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