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박재상·35)의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2위에 올랐다. 이 같은 추세라면 다음주 1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빌보드 매거진인 빌보드 비즈는 27일 ‘강남스타일’이 메인차트인 ‘핫100’에서 2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 가수가 ‘핫100’ 5위권에 진입한 것은 1977년 필리핀 가수 프레디 아길라르가 ‘아나크’로 5위에 오른 지 35년 만이다.

빌보드 비즈는 “마룬5의 ‘원 모어 나이트’가 2주째 정상을 지켰지만 한국 래퍼 싸이의 말춤 동영상에 힘을 얻은 ‘강남스타일’이 로켓처럼 11위에서 2위로 올라섰고 디지털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1위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남스타일’은 이날 영국의 오피셜 차트 컴퍼니가 발표한 UK 싱글 차트 중간 집계에서도 1위에 올랐다.

김필수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이날 ‘강남스타일’의 수익추정 보고서에서 싸이가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200억원이며 한 달 후에는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과 연관 산업의 경제적 이익, 한류를 통한 국가홍보 등을 합치면 ‘강남스타일’의 파급 효과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강남스타일’이 이날까지 음원으로 거둔 수익만 국내 17억원, 해외 82억2000만원 등 99억2000만원에 이른다. 해외 수익은 아이튠즈 다운로드 66억7000만원, 유튜브 광고 15억5000만원이다.

미국 음원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아이튠즈 수익은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12일간 1위를 달린 것과 이전 61일간 2위에 오른 것을 구분해 산정했다. 1위 기간에는 다운로드가 최소 4만회, 곡 발표 후 2위까지는 1위의 절반인 2만회로 각각 추정하고 곡당 1달러29센트의 가격을 적용했다.

공연 30억원, 광고 10편 50억원, 기타 출연료 등도 음원 수익과 비슷한 99억2000만원으로 계산됐다. 김 연구원은 “음원과 광고, 공연, 출연료 등을 합친 총수익은 198억4000만원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보수적인 숫자로 실제 수익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스타일’의 수익은 국가 차원의 생산 유발 효과, 취업 유발 효과와 직결된다. 직접 경제 효과를 198억4000만원으로만 쳐도 생산 유발 효과가 347억2000만원에 이른다. 취업 유발 인원도 373명이나 된다.

아이튠즈 다운로드 1위 행진을 1개월간 지속하거나 유튜브 조회 수 5억건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 음원 수익 역시 17억원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을 가정한 한 달 후 예상 수익은 179억8000만원으로 증가한다. 여기에 공연과 광고 등의 수익을 비슷한 규모로 가정하면 총수익은 359억6000만원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또 유튜브 광고와 아이튠즈 매출에서 유통사 몫을 합치고 싸이의 몸값이 급등한 뒤의 각국 공연과 광고 수익 등을 합하면 ‘강남스타일’로 인한 매출 효과는 500억~1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소속사 YG의 시가총액은 ‘강남스타일’ 이후 4000억원 이상 늘었다.

산술적 효과보다 무형적 가치는 훨씬 크다. 국가 홍보 효과와 문화 레버리지 효과가 대표적이다. 한국과 강남에 대한 관심은 관광객 유치로 이어질 전망이다. ‘강남스타일’의 해외 소비층인 10~20대가 10년 뒤 삼성폰이나 현대차 등 한국 제품에 호감을 갖는 핵심 구매층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문화 레버리지 효과는 자메이카의 레게 가수 밥 말리가 히트한 후 자메이카와 레게가 세계적으로 파급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강남스타일’은 앞으로 K팝이 미국 시장에 추가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었다. 제2, 제3의 ‘강남스타일’이 쏟아져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미국과 유럽, 중남미 시장에 K팝의 존재를 확실히 알렸고 한류 드라마 붐도 다시 촉발할 전망”이라며 “삼성 휴대폰과 현대차 등 한국산 상품에 대한 판매 증가분까지 고려하면 ‘강남스타일’의 경제 효과는 1조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