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스타 신세경(22)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나의 ‘신드롬’이다. 귀여운 아이 얼굴에 육감적인 몸매를 가졌다는 의미로 베이비페이스와 글래머를 합친 ‘베이글녀’의 대표 주자로 불린다. 얼리어답터들은 일상적인 대화에서 새 기기를 샀거나, 업그레이드했더니 “신세경(신세계의 경관이란 뜻)을 봤다”고도 얘기한다.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국민여동생’ 반열에 오른 그녀가 오는 15일 개봉하는 100억원 규모의 액션영화 ‘R2B:리턴투베이스’(감독 김동원)에서 조종사 비(정지훈)의 상대역인 일급 정비사 유 중사 역을 해냈다. 영화는 서울 상공에 나타난 북한기를 상대로 작전을 펼치는 공군 이야기. 정지훈 유준상 김성수 이하나 등이 출연한다. 9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신세경을 만났다.

“완성작을 보니까 노력하고 애쓴 티가 나더군요.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비해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적어도 관객을 우롱하는 영화는 아니에요. 지인들도 재미있다고들 해요.”

‘알투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항공 액션물이다. 남북한 최신예 전투기들이 여의도와 북한 진영에서 총탄을 쏘고 미사일을 발사한다.

“제가 맡은 무결점 정비사는 친숙하게 접할 수 없는 직업이지만 그쪽 세계에서는 자긍심이 대단해요. 자신의 손끝에서 생명이 왔다갔다 하니까요. 유 중사처럼 성격이 깐깐해질 수밖에 없어요. 저도 유 중사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닮은 부분이 많아요.”

그는 촬영 과정에서 유 중사가 실제 자신의 성격과 비슷하게 변했다고 한다. 군인답게 얼굴에 라인을 전혀 그리지 않고 출연했다. 그런 유 중사의 모습을 스크린에서 보니까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무난했다고 자평했다.
“비와의 키스신이 편집돼 빠진 게 아쉽더군요. 예쁘게 나왔는데…. 두 장면이 잘렸어요. 감독님이 전체 스토리에서 없는 게 낫다고 판단했나봐요.”

지난해 대구 공군 비행장에서 촬영할 때는 제약이 많이 따랐다고 상기했다. 차를 주차장에 두고 공용 버스로 촬영장에 들어가야 했다. 프로펠러에서 나는 소음도 심해 정해진 시간에만 촬영해야 했다. 그늘이 없는 활주로는 마치 찜질방의 온돌처럼 뜨거웠다. 더위를 식히려고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도 한자리에 모여야 했다. 쓰레기가 혹시 바람에 날려 엔진 사이에 끼면 사고가 나기 때문.

극 중 신세경의 연기는 비와 가진 술자리 장면에서 가장 빛났다. 반쯤 감긴 눈으로 비스듬히 쳐다보면서 취기를 연기했고, 상관 역 오달수에게는 귀엽게 생겼다고 볼을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대학(중앙대 연극영화과) 입학 직후 소맥을 많이 마셨어요. 주량은 잘 모르겠어요. 평소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 말이 많아져요. 인간관계를 넓히는 데 도움이 돼요. 그러나 힘들기도 하니까 애증어린 존재예요.”
‘베이글녀’란 별명을 얻은 경위가 궁금했다.

“‘나이스 보디’는 아니에요. 그저 포장된 이미지예요. 저보다 몸매 좋은 분은 정말 많아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그 말에 맞추려고 한 적은 있었어요.”

그는 개인적으로 멜로영화가 가장 끌린다고 했다. 스스로 긴장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입장은 아직 아니에요. 무슨 배역이든지 최선을 다할 거예요.”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