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하 "'헐렁한' 캐릭터 만들어준 '1박2일'에 감사"
로맨틱한 재벌이었고, 인자한 왕이었다. 악랄한 조직폭력배의 보스이기도 했다. 장르를 불문하고 강렬한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장악한 배우 조성하. 그런 그가 꾀죄죄한 티셔츠 차림으로 방바닥을 긁는다. 조성하가 영화 '화차'를 통해 색다른 이미지 변신을 예고했다.

7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화차(火車)' 제작보고회에서 조성하는 "지금껏 무게감 있는 역할들을 주로 연기했으나 KBS 2TV '1박 2일'을 통해 인간적이고 친숙한 모습으로 대중 곁에 다가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 '헐렁한' 모습이 많이 알려지게 되어 '1박2일'에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화차'에서도 여태 찾아볼수 없는 그런 '헐렁한' 캐릭터를 보게 될 것"이라며 "예능에서 보여줬던 헐렁함을 잘 표현해 보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설명했다.

'화차'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나선 남자가 그녀의 모든 것이 가짜였다는 것을 알게된 후 드러나는 충격 미스터리다. 극중 조성하는 사촌 동생 문호(이선균 분)의 부탁을 받고 그의 사라진 약혼녀 선영(김민희 분)의 행방을 추적하는 전직 형사 종근 역을 맡았다.

변영주 감독은 "'대왕세종' 때부터 조성하의 팬이었다"며 "이선균, 김민희는 몰라도 시나리오 작업 부터 조성하를 염두해 두고 '종근' 역을 만들어 갔다"고 남다른 애정을 표시했다.

이어 변 감독은 "종근 역을 '조성하 같은 배우가 한다면 정말 좋을텐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며 "실제로 촬영을 시작하자 찌질하고 허접한 옷에 분장을 하고 '헐렁'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조성하는 이번 영화를 통해 육체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강변북로부터 용산역 까지 4박5일 동안 뛰었다"며 "이렇게 아름다운 여배우와 촬영하면서 마지막에 얼굴 한 번 봤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배우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가 출연하는 영화 '화차'는 '발레교습소'를 연출했던 변영주 감독의 7년만의 복귀작이다. 오는 3월 8일 개봉.

한경닷컴 김예랑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