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콘텐츠 수출만으론 한계…美 현지 채널 만들어 공략해야"
이에 비해 유튜브는 한국 가요(K-POP)의 전파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 뮤직비디오들이 올라 있는데,원더걸스의 '노바디' 등은 아예 영어 버전으로 제작됐다. 미국 최대 케이블TV인 컴캐스트는 지난 5월부터 K-POP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에는 일회용 이벤트로 마련했지만 클릭 수가 예상외로 많자 이 서비스를 공식화했다.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은 19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의 미디어 경영'을 주제로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마련한 가을철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사례를 포함한 '한국 방송프로그램의 미국 유통 현황과 전략'을 발표했다. 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앞선 기술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데다 미국시장에서 성공하면 다른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도 쉽다"며 "콘텐츠와 미디어산업을 글로벌화하기 위해 미국은 반드시 공략해야 할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에 판매된 방송 프로그램은 총 2760만달러어치로 일본에 이어 2위 규모다. 250만명의 교민과 1500만명의 아시아계 미국인이 주 소비층이다.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등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미국 수출이 늘고 있지만 3억명의 인구로 세계 방송산업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방송시장 전체 규모(2009년 1332억달러)에 비춰보면 극히 미미한 수치다.
권 연구원은 따라서 미국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수출을 늘리는 데 힘써야 하겠지만 콘텐츠 수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인 글로벌 방송사업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는 것.미국에서 채널을 직접 운영하면서 채널 브랜드를 구축,전국 광고주를 대상으로 광고를 판매하고 현지인에게 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KBS 등 지상파 3사와 CJ E&M그룹 등은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사를 설립해 비디오 임대와 채널 서비스,콘텐츠 판매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재미 교포를 대상으로 한 비디오 사업의 매출 비중이 가장 크지만 채널 서비스와 온라인 판매,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 채널 등에 대한 프로그램 판매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권 연구원은 특히 인터넷에 동영상을 배급하는 방식을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아이튠즈나 아마존 훌루 등 메이저 동영상 포털에 한국 영상물 판매를 확대하면 장기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채널과 포털을 형성시켜 소비자와 직접 만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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