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지역에서 26일 개봉한 한국영화 '마더'의 봉준호 감독에 대해 지역 주류신문 시카고 트리뷴이 "한국의 최고 영화감독 중 한 명일 뿐 아니라 미국 관객들에게도 상당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고 호평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26일 최근 10년간 홍콩영화가 주춤한 틈새를 타고 한국영화가 미국 시장에서 특별한 장르를 개척하며 폭발적인 발전을 이루어왔고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 '장화홍련'의 김지운 감독, '빈집'의 김기덕 감독 등이 미국 주류사회에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마더'의 봉준호 감독을 집중 분석해 소개하면서 "새로운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점차 강화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영화의 묘미를 살리는 테크닉이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신문은 '마더'가 살인사건의 진범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극의 흐름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봉 감독의 2003년 히트작 '살인의 추억'과 닮아있으나 극 전개가 더 치밀하고 더 강렬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최근 현지 언론들이 봉 감독을 '한국의 히치콕'이라며 서스펜스ㆍ스릴러 장르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에 비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시했다.

봉 감독은 히치콕보다는 히치콕의 기법을 프랑스적 감성으로 해석해 영화를 만들었던 클로이 샤브롤 감독과 닮아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마더'의 타이틀 롤(김혜자 분)은 현재 미국에서 상영중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신작 '고스트 라이터(the Ghost Writer)'처럼 영화가 다 끝날 때까지도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지만 배우 김혜자는 한국에서 '헌신적인 어머니상'으로 유명한 배우라면서 봉 감독이 그를 염두에 두고 영화 '마더'를 만들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냉정하고 정확한 평가와 짠 별점 주기로 유명한 시카고 트리뷴은 '마더'에 별 3개 반을 줬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