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내년엔 '전쟁물'이 접수한다
2010년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전쟁 드라마와 영화들이 대거 제작되고 있다. 방송드라마 '로드 넘버원'(Road NO.1)과 '전우',영화 '포화속으로''아름다운 우리(가제)' 등이 그것.'포화속으로'는 최근 크랭크인했고 다른 작품들도 내년 초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로써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전쟁물들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이다.

소지섭 주연의 '로드 넘버원'(극본 한지훈,연출 이장수 · 김진민)은 MBC가 내년 6월 방송할 계획이다. 거친 하사관과 반듯한 육사 생도의 우정과 남녀의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소지섭이 머슴 출신 하사관인 이장우 역을 맡고,육사 생도 역은 현재 물색 중이다. 손창민은 이장우가 속한 중대의 선임하사이자 악역인 오종기를 연기한다. 제목 '로드 넘버원'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과 평양을 잇는 대표적인 통로였던 1번 국도를 의미한다. 총 제작비는 120억원이며 내년 1월부터 16부작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남 합천 세트장,SBS 드라마 '토지'의 강원도 횡성 세트장,드라마'야인시대'의 경기도 부천 세트장 등을 리모델링해 각각 부산,전쟁터,평양 세트로 활용할 계획이다. 연출을 맡은 이장수 PD는 "참전용사들이 60년 만에 지켜내는 약속을 감동적으로 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우'(극본 이은상 · 김필진)는 KBS가 내년 5~6월 20부작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KBS가 1975~1977년 주간 연속극으로 인기몰이 했던 동명 드라마를 토대로 한국전쟁 당시 전선에서 벌어졌던 일화들을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로 승화시킬 계획.원작에서 소대장 역을 했던 라시찬은 강직한 심성을 지닌 인간미 넘치는 군인을 연기해 '국민 배우'로 인기를 끌었고 그가 요절한 후인 1983~1984년에는 강민호를 주연으로 한 리메이크작도 나왔다. 2010년 판 '전우'는 KBS가 회당 3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할 예정이며 '제2의 라시찬' 신드롬을 일으킬 배우를 찾고 있다.

드라마·영화, 내년엔 '전쟁물'이 접수한다
'포화속으로'는 영화사 태원엔터테인먼트가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120억원을 투입해 1일 양수리에서 촬영을 개시한 영화.권상우,차승원,김승우,빅뱅의 탑(최승현),박진희 등이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전투 막바지에 71명의 학도병과 인민군이 벌인 12시간의 전투를 그려낸다. 권상우와 빅뱅의 탑이 학도병으로 출연하고,박진희는 탑의 연인,차승원은 북한군 사단장,김승우는 국군 사단장 역을 각각 맡았다. 특히 '한류스타' 권상우와 함께 일본 내 한국 영화 흥행 1위에 오른 멜로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이재한 감독이 연출을 맡아 한국전쟁의 실상과 의미를 일본 등에도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름다운 우리'는 2002년 연평해전을 담은 3D(입체)영화.'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내년 봄 촬영에 들어가 겨울께 개봉할 계획이다. 연평해전은 한국전쟁 이후 남북간에 벌어진 가장 큰 해상무력 충돌사건.월드컵이 한창이던 6월29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이 남한 고속정 '참수리 357호'에 기습공격을 감행해 양측에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곽 감독은 "시류와 거창한 명분에 편승하기보다는 쓰러져간 젊은 청춘들의 죽음이 남긴 의미를 휴먼드라마로 그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연평해전을 다룬 또 하나의 영화 '연평해전'과 신상옥 감독의 1960년대 흥행영화 '빨간 마후라'의 속편이 기획돼 투자자를 찾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