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추진 중인 무료 다채널 방송 계획에 케이블TV 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KBS의 채널 수가 지금에 비해 2~3배가량 늘어나면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 문제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2일 'KBS 다채널방송 플랫폼 구축 선언에 대한 케이블TV 업계 입장'을 통해 "KBS가 MMS(디지털 다채널방송) 등의 방식으로 신규 채널을 늘리려면 먼저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김인규 KBS 사장은 취임사에서 영국의 프리뷰(Freeview)를 벤치마킹한 케이-뷰(K-View) 플랜을 제시했다.

KBS1 · 2채널,KBS드라마,KBS스포츠,KBS조이,KBS월드 등 6개 채널에 24시간뉴스 전문채널을 만들어 7개 채널을 운영하고 여기에 EBS 4개 채널,KTV,NATV,문화예술채널 등 공익방송 채널을 포함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2002년 영국 BBC 등 5개 방송사가 참여해 만든 프리뷰는 6개의 채널을 통해 무료 지상파 디지털 방송과 라디오,쌍방향 방송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 영국 위성방송 비스카이비(BSkyB)를 추월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협회는 "영국 프리뷰 모델을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들을 아우르는 멀티플렉스사업자가 생겨야 하고,이를 안정적이고 보편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전송사업자도 필요하다"며 "이는 정책당국이 결정해야 할 몫"이라고 지적했다. 또 "케이-뷰 계획이 MMS 도입을 뜻하는 것이라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남는 여유 주파수 대역은 국민의 재산"이라며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