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 '마이마이 신코이야기' 개봉

서로 다른 장르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개봉할 예정이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한 로봇물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에반게리온 파(破)'는 내달 3일, 일본 농촌 마을 아이들의 일상과 꿈을 담은 '마이마이 신코이야기'는 10일 개봉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제작사 '가이낙스'의 '에반게리온'은 1995년 TV 시리즈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작품이다.

'세컨드 임팩트'라는 재난으로 인류의 절반이 사라진 지구에 정체불명의 '사도'들이 공격해오고, 특무기관 네르프 소속의 파일럿 신지-레이-아스카가 로봇 에반게리온을 타고 이들의 공격을 격퇴한다는 내용이 이야기의 뼈대다.

모두 26화로 이뤄진 TV판 '에반게리온'은 호쾌한 액션과 개성적인 캐릭터, 그리고 다양한 종교와 신화 등을 버무리면서 19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붐을 주도한 작품.
TV판 '에반게리온'을 만든 안노 히데아키 감독은 지난 2006년 TV판을 영화로 다시 만들겠다며 '에반게리온 서(序)'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두 번째 극장판 '파'를 선보였다.

이 극장판 시리즈는 3편 'Q' 4편 '?'까지 총 4편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서'가 TV판 1~6화까지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답습했다면, '파'(8~19화)는 TV판에는 나오지 않은 '마리'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본편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던 신지-레이-아스카의 삼각관계를 부각하는 등 부분적으로 내용을 손질했다.

여기에 극장판답게 액션을 강화하고, 디지털로 화질을 개선하는 등 기술적인 부분도 보완했다.

하지만 가로등, 자동차 등 도시풍경을 담은 컷을 빠르게 편집하면서 조성된 원작의 서정성을 거의 느낄 수 없는 데다 삼각관계도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는 다소 동떨어져 원작 팬들의 눈에 찰지는 미지수다.

12세 관람가.

'에반게리온 파'가 액션과 로맨스로 화면을 꽉 채운다면 '마이마이 신코 이야기'는 여백이 있는 담담한 애니메이션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 워즈' 등을 만든 제작사 매드하우스의 잔잔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시골마을 소녀 신코는 전학생 키이코, 동급생 시게루 등과 함께 시냇물에 조그만 댐을 만들어 금붕어를 키운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이 금붕어가 죽자 이들 간의 우정에 미세한 균열이 인다.

'마이마이 신코 이야기'는 뻥튀기, 기차 소리 듣기 등 다양한 소재로 이뤄져 있다.

어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게 하고,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도 느리게 사는 삶을 전해줄 만한 애니메이션이다.

93분이라는 상영시간도 적절하다.

다만, 시도 때도 없이 아카펠라 음악이 나와서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한 '한방'이 없어서 관객들은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전체관람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