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음악시장을 하나로 통합하라.'

사상 최초로 아시아 10개국에 생방송되는 '2009 Mnet 아시안뮤직어워드'(MAMA)가 21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날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레드카펫 행사에 이어 오후 7시부터 4시간 동안 열리는 본 시상식이 중국과 일본 태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15억명 이상을 대상으로 생중계되는 것.국내에서는 엠넷(Mnet) · KM · tvN · 올리브(Olive) 등 4개 케이블 채널과 엠넷닷컴 · 곰TV 등 2개 인터넷,My tvN 등 위성DMB 채널이 동시에 생방송한다. 상은 올해의 가수,노래,앨범 등 총 29개 부문에 주어진다. 주요 부문상은 소녀시대,슈퍼주니어,2NE1,빅뱅,손담비,비,바다,백지영 등 한국 인기가수들이 각축을 벌인다. 중국의 6인조 봉봉당,일본의 48인조 AKB 48,미국의 레이디 가가 등도 디지털음원상과 해외시청자상 등을 놓고 겨룬다.

이 축제는 '음악 한류'를 시스템화하고 아시아 음악시장을 통합하는 첫 걸음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주최 측인 엠넷미디어 박광원 대표는 "국내 최고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아시아를 넘어 팝의 본고장인 미국과 유럽 아티스트들이 찾고 싶어하는 시상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MAMA는 한 해 가요계를 결산하는 축제인 만큼 한국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출연하는 초대형쇼.국내뿐 아니라 한류가 불고 있는 아시아에서도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점에 착안한 엠넷은 10년간 국내용으로 진행해오던 이 행사를 지난해 처음으로 한 · 중 · 일 3개국에 생중계해 기대 이상의 결실을 봤다. 각국에서 문의가 쇄도하면서 시상식 판권이 태국에 팔렸다. 행사에 소개됐던 원더걸스와 2PM 등은 태국에서 스타로 급부상하며 올 들어 현지에서 초청 공연을 가졌다. 또한 엠넷은 올 들어 아시아 각국에 음악 프로그램을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이상 수출했다. 10개국 동시 생중계는 엠넷의 노력 외에 각국 방송사들의 강력한 주문으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프라임타임 대에 4시간 동안이나 생중계하는 것은 전례없이 파격적인 편성으로 평가된다.

대중음악계에서는 MAMA가 침체된 음악산업을 부활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음악시상식을 한국 주최로 열어 국내 가수들을 줄줄이 소개하면 '음악한류'가 한층 거세질 것이란 얘기다. 대형 기획사 가수뿐 아니라 중소형 기획사의 아티스트들도 해외 진출이 늘고 해외 자본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스폰서로 치러지는 MAMA가 글로벌 시상식으로 자리잡으면 해외 기업들이 스폰서로 나설 가능성도 높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TV와 온라인을 결합한 '멀티 앵글' 서비스가 처음으로 시도된다. '멀티 앵글'이란 여러 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한 영상을 소비자 취향에 따라 선택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총 4대의 카메라가 엠넷닷컴에 화면을 전송하는 이 서비스는 첫 모집 인원 5000명이 금세 매진돼 가입자를 추가로 모을 계획이다. 엠넷 측은 내년부터 이 축제를 한국 외 아시아 각국에서 번갈아 개최하고 해외 가수들의 참여도 늘려 명실공히 아시아 최고의 음악행사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