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우치' 제작보고회

올해 하반기 한국 영화의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판타지 액션 영화 '전우치'가 16일 오전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처음 베일을 벗었다.

고전 소설 '전우치전'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조선 시대의 요괴와 도사들을 현대로 불러왔다.

이날 공개된 메이킹 영상과 예고편 등을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될 각종 도술과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액션, 정형화되지 않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녹아있어 기대를 낳게 했다.

영화를 만든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는 영웅이지만 대책 없고 사람 놀려먹기 좋아하는 재미있는 캐릭터인데 이렇게 좋은 캐릭터가 왜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한국 사람들이 눈으로 보지 못했지만,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과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경쾌한 오락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 시대, 도술 실력은 뛰어나지만 노는 것과 여자를 더 좋아하는 악동 도사 전우치(강동원)는 스승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그림 족자에 봉인됐다가 500년 뒤 요괴 잡는 임무를 위해 봉인에서 풀려나지만, 요괴 사냥은 뒷전이고 세상 구경에 바쁘다.

김윤석이 조선 시대 명망 높은 도사였다가 현대에서 전우치와 대결하면서 숨겨둔 욕망을 드러내는 화담 역을, 백윤식이 전우치의 스승인 천관도사 역을 각각 맡았고, 유해진은 전우치의 도술로 개에서 사람으로 변한 초랭이로 등장해 전우치와 늘 함께 한다.

최 감독은 "영화 촬영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지옥에 들어왔구나' 느끼기 시작해 중반부터는 찍고 있어도 불안했고 마지막으로 갈수록 기분이 좋아졌다"며 "강동원이 와이어를 너무 잘 타서 안심하고, 그럴수록 더 위험한 장면을 찍게 됐다"고 말했다.

많은 분량의 와이어 액션을 소화한 강동원은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이렇게 힘든 영화가 될지 몰랐다"면서도 "즐겁게 찍었고 영화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다른 개봉작들과의 경쟁은)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우를 꿈꾸는 코디네이터 서인경 역의 임수정은 "한 가지 이미지가 아니라 알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이상한 여자 아니야?' 하는 느낌도 있는데 이상한 여자가 될수록 감독은 좋아했다"며 "감독과 함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작업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