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ㆍ안방 동시 겨냥한 '텔레시네마' 뜬다
日서 대본쓰고 한국이 감독ㆍ출연…한류 새 모델 제시
5일 전국 100여 스크린에서 개봉된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대부분 "독특하다"고 입을 모았다. 작품성은 떨어지지만 이색 소재와 이야기에 끌렸다는 소감이다. 특히 '얼짱 배우' 이지아가 못난이 역으로 웃음을 주는 게 묘한 감동을 준다는 평이다.
'내 눈에 콩깍지'를 비롯한 7편의 한 · 일 합작 '텔레시네마'영화들이 줄줄이 개봉된다. '나인틴(19)''천국의 우편배달부'(이상 12일 개봉) '트라이앵글'(19일) '파라다이스'(26일) '결혼식 후에'(12월3일) '돌맹이의 꿈'(12월10일) 등이 그것.
이들은 한 · 일 문화교류 확대를 기치로 한국과 일본이 공동 제작해 극장과 방송에서 선보이는 프로젝트.하나같이 일본 유명 드라마 작가가 대본을 쓰고 한국의 일급 배우와 감독들이 출연하고 연출을 담당했다. 일본에서 변화무쌍한 플롯으로 화제를 뿌렸던 드라마 '고쿠센'의 요코다 리에,'하얀 거탑'의 이노우에 유미코,'결혼 못하는 남자'의 오자키 마사야 작가와 아이돌그룹 빅뱅의 탑(최승현)과 승리(이승현),동방신기의 영웅재중(김재중),안재욱,차인표,강혜정,김하늘,지진희 등이 그들이다. 연출자들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오 필승 봉순영'의 지영수,'왕초'의 장용우 등 널리 알려진 감독들이다.
텔레시네마 작품들은 연말까지 한국 극장에서 선보인 뒤 내년 중 SBS를 통해 방송된다. 일본에서는 내년에 극장과 아사히TV 등을 통해 선보인다.
텔레시네마에는 제작사 삼화네트웍스가 편당 10억원씩 70억원을 총제작비로 투입했다. 한류스타들이 대거 참여했는 데도 제작비를 낮춘 비결은 철저한 사전 준비로 촬영 일수를 한달 이내로 축소했기 때문.반면 출연진과 제작진의 유명세에 힘입어 일찌감치 사전 판매돼 한국 영화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한다.
삼화네트웍스의 박인택 부사장은 "한국과 일본의 방영권 판매 등으로 제작비를 이미 회수했다"며 "각국 극장 흥행과 방영권 수입,모바일 유통,DVD 판매 등을 합치면 100억원 규모의 총수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 일 공동제작의 '텔레시네마가 첫 단추는 잘 뀄지만 진행과정에서 과제도 남겼다. 합작 프로젝트들은 제작진 내부의 의사소통과 관객들의 정서 차로 인해 품질이 떨어지고 지역마다 흥행 편차가 클 수 있기 때문.특히 드라마 PD들은 편집방식 차이로 인해 첫 영화를 뛰어나게 만들기 어렵다. 이 때문에 영화 감독을 연출자로 내세우는 방안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영화계 중론이다.
신현택 삼화네트웍스 회장은 "앞으로 합작 프로젝트들을 거듭 발굴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해외 자본을 유치해 한국을 제작 중심지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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