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해피FM '혜은이, 전현무의 오징어'로 DJ 데뷔

"히딩크 감독의 말처럼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예요.

그런데 좋기도 하면서, 너무 부담돼 잠을 못 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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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래 처음으로 라디오 DJ에 도전하는 가수 혜은이(53)는 이렇게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26일부터 KBS해피FM(106.1㎒) '혜은이, 전현무의 오징어'를 진행하는 그는 22일 여의도 KBS에서 열린 KBS라디오의 가을 개편 설명회에서 "라디오 DJ를 맡으려고 35년을 기다렸다.

데뷔해서 지금까지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는데 드디어 실현됐다"고 말했다.

"라디오를 들으며 사춘기를 보냈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성우와 진행자들의 음성을 들으며 가슴 설레었어요.

라디오는 정말 매력 덩어리에요.

TV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만, 라디오는 들으면서 신비감을 가질 수 있잖아요.

"
그는 남편인 탤런트 김동현의 적극적인 권유로 DJ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지금까지는 항상 남에게 조종당하면서 뭔가를 하는 기분으로 살았어요.

선생님이나 매니저, 기획사 사장님이 시키는 대로만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던 차에 DJ 제의를 받고는 오히려 제 스스로가 주저하며 고민을 하는 거에요.

그때 우리 신랑이 '당신이 선택받은 것인데 그것을 자신 없고 귀찮다고 안 한다면 당신은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얘기해서 한다고 했어요.

"
하지만 결정하고 나니 그때부터 부담감 때문에 잠을 못 이루고 있다.

"결혼기념일이라서 남편하고 여행을 갔다가 지금 돌아오는 길인데, 여행지에 있는 3박4일 내내 라디오 걱정을 하다 왔어요.

(웃음) 제대로 못 하면 어쩌나 부담이 커요.

그저 35년간 노래했던 것처럼, 그날그날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진행하려고요.

그러면 잘한다는 소리는 못 들어도, 열심히는 한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까 싶네요.

"
'혜은이 전현무의 오징어'는 입담 경쟁이 치열한 낮 12시 프로그램이다.

"제 목소리 특성상 조용한 시간보다는 낮 시간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또 제가 약아서 혼자서 진행하면 아무래도 부담이 될 것 같고, 누가 옆에서 같이 해주면 잘못해서 욕을 먹어도 반씩 먹을 테니까 그게 훨씬 더 좋을 것 같았어요.

(웃음) 성심을 당해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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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