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리저드'서 입양아 연기


"신인배우 성유리입니다"
"스크린 가득 제 얼굴이 나오고, 제 연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스태프 덕택에 촬영을 끝낼 수 있었어요. 평가는 관객들의 몫이죠."

영화 '토끼와 리저드'로 스크린에 데뷔한 성유리는 5일 서울 명동 롯데 에비뉴엘에서 가진 이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자신을 "신인배우"라고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토끼와 리저드'는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23년 만에 고국을 찾은 입양아가 자기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 성유리는 친어머니를 찾아 한국에 온 입양아 메이 역을 맡았다.

메이는 입양아로서의 상실과 절망감 그리고 희망 등 다양한 감정을 쏟아내야 하는 역할이다.

게다가 대사가 많지 않아 표정이나 몸짓 등으로 내면을 표현해야 하기에 어려움이 상당했다고 한다.

"메이가 기존에 했던 캐릭터와 달리 말수가 적고, 표정으로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메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입양아를 다룬 관련 다큐멘터리도 보고, 짬을 내 영어공부도 했습니다."

"내면 연기가 많아 스태프가 말을 거의 안 걸었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나중에는 조금 심심했다"며 웃은 성유리는 "시나리오가 이국적이었고, 색달라서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인배우 성유리입니다"
희귀한 심장병을 앓는 택시 운전기사 은설 역을 맡아 성유리와 호흡을 맞춘 장혁은 "성실한 연기자"라며 평가하면서 "유리씨가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자연스런 연기를 했다"고 곁들였다.

장혁은 불치병에 걸렸지만 낙담하지 않고, 일상에 충실한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심장병을 앓지만, 하루하루를 견디는 게 아니라 새로운 여자를 만나며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이 마음에 들어서 감독님에게 이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웃음)

'토끼와 리저드'는 2004년 '치통'으로 프랑스에서 먼저 장편 데뷔한 주지홍 감독이 한국에서 메가폰을 잡는 첫 영화다.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 공식 초청작이다.

영화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