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탐나는도다' 제주 해녀 장버진 역

"좋은 작품인데 이렇게까지 될지는 몰랐어요."

MBC 주말드라마 '탐나는도다'에서 물질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마음씨 착한 해녀 장버진 역으로 출연 중인 서우(25)는 낮은 시청률과 조기종영 논란에 마음고생이 컸는지 큰 눈을 끔벅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더군다나 작년 여름부터 촬영에 들어간 이 드라마는 투자 유치와 방송국 편성 등의 문제로 제작이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한 적이 있어 저조한 시청률에 더 속이 상한 듯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 때 제주도 사투리 논란까지 일어나 마음고생을 했다고 한다.

대사를 모두 제주도 방언으로 하게 되면 의사소통이 안 된다는 단점이 있어 연출을 맡은 윤상호 감독과 상의 끝에 어미만 제주도 방언으로 사용하되 무뚝뚝해 보이지만 마음씨 고운 버진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강원도 방언의 억양을 사용하기로 한 게 문제였다.

"그랬더니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 방언이 어색하다는 항의성 글이 올라오더라고요. 많이 당황했지만 '말에 얽매이지 말자. 감정부터 충실히 표현하자'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나중에는 시청자 분들도 드라마라는 특수성을 이해해 주시더라고요."

서우는 '탐나는도다'에서 마음고생뿐 아니라 몸도 고생했다.

본래 물을 매우 무서워하는 서우는 해녀 역을 위해 3개월 동안 거의 매일 잠수를 배웠다.

"어릴 때 계곡에서 놀다가 물에 빠진 경험이 있어 물을 굉장히 무서워해요. 그 이후로 수영장에도 안 가고 바닷가에 놀러 가도 백사장에만 있거든요. 하지만 촬영장에 가면 모든 스태프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저만 바라보면서 일을 하는데 어떻게 물에 안 들어갈 수가 있겠어요.호호."

그는 심해에서 수중 촬영을 마친 뒤 물 위로 헤엄쳐 올라갈 때 내장과 고막 파열을 방지하기 위해서 천천히 가야 하지만 물이 싫어 서둘러 올라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런 집념 때문일까.

최근 서우의 진가를 알아본 팬들이 그의 다양한 표정 사진을 모아 만든 '서우의 100가지 표정'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사진 보고 정말 감동 받았어요. 일일이 사진을 캡처하려면 얼마나 시간과 노력이 들었겠어요. 그걸 만드신 분에게 밥 한 끼 사 드리고 싶을 정도로 감사하더라고요. 수중 촬영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피로가 싹 가시면서 저를 아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연기해야겠다 싶었어요."

'떠오르는 신예' 혹은 '촉망받는 신인 배우'라는 수식어가 부끄럽다는 서우는 그래도 요즘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나 감사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촬영장에만 있으니 인지도가 높아졌는지 여부는 잘 몰라요. 다만 촬영장 근처의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음식을 서비스로 그냥 주시기는 해요. 한번은 한 아주머니가 피로 회복에 좋다며 직접 담그신 매실 주스를 주시더라고요. 호호."

이선균과 함께 찍은 영화 '파주'의 개봉을 다음달 앞둔 서우는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고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다'라는 것은 없어요. 다양한 역할을 통해 차근차근 배워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