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9일만에 946만 관객을 돌파(서울 225만 7616명, 전국 946만 3379명/배급사 기준)하며 한국영화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영화 '해운대'가 촬영 뒷이야기를 공개해 화제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20일 쓰나미가 해운대 시장을 덮치는 장면에서 촬영용 차량이 아닌 윤제균 감독의 차도 포함돼 있었던 사연, 남자 아역 천보근의 동생이 즉석에서 포스터 모델로 캐스팅 된 에피소드, 사직구장 촬영 중 파울볼을 두번이나 거머쥔 프로듀서 얘기 등을 털어놔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 윤제균 감독, 제 손으로 자신의 자동차를 뒤집은 사연
첫 번째 비하인드 스토리는 쓰나미가 해운대를 덮친 후 아비규환으로 변한 달맞이 고개, 해운대 시장 장면에 감춰져 있다.

이 장면 속 사고 난 자동차들 중 윤제균 감독의 자동차도 있다. 제작진들은 자동차들이 연달아 추돌하거나 종잇장처럼 널브러져 있는 장면을 찍기 위해 폐차 20여대를 섭외했다.

그러나 윤 감독은 “이미 고물이 돼버린 폐차들만 있으면 영화 속 상황의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자신의 검은색 중형차를 현장에 투입시켰다.

윤 감독의 자동차가 아수라장으로 변한 촬영 현장에서 뒤집힌 채로 세팅되는 것을 본 제작진들이 하나 둘 자신의 자동차를 '자진납세' 했다는 후문이다.


● 초대형 쓰나미 앞에서 얼어버린 두 꼬마 아이의 정체는?
두 번째 비하인드 스토리는 티저포스터 이야기다. '해운대' 티저 포스터는 거대한 쓰나미 앞에서 바짝 얼어버린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더했다.

그 중 남자 아이는 바로 만식(설경구 분)의 아들 승현 역을 맡은 천보근이다. 쓰나미에 휩쓸린 장면에서 어른들 못지 않은 연기를 선보였던 천보근은 '눈 앞에 쓰나미가 있다'는 현장 스태프들의 외침에 따라 연기를 펼쳤다.

한편 모두의 예상을 깬 촬영 모델이 나타나 천보근을 긴장하게 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천보근의 동생 천보미. 엄마와 함께 방문한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깜찍한 애교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든 천보미는 즉석에서 모델로 캐스팅되어 오빠 못지 않은 끼를 발휘했다.

평소 영화 촬영장에도 “나도 오빠처럼 할래”라며 연기 욕심을 보인 천보미는 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스태프들이 원하는 포즈를 취해 귀여움을 한몸에 받았다.


● 이지승 PD, 사직구장 촬영 중 파울볼 '두 번' 거머쥔 복터진 사연
마지막 비하인드 스토리는 아쉽게도 편집된 장면 숨겨져 있다. 만취한 만식(설경구 분)이 사직구장에서 난동부리는 장면은 관객들 모두가 인정하는 웃음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사실 이 장면 뒤에는 연희(하지원 분)와 승현이 한 관중이 받은 파울볼을 빼앗는 장면이 있었다. 이는 사직구장의 특수한 관중 문화 '아주라'(파울볼을 아이에게 주라는 사투리 표현)와 관련되어 있어 촬영 당일, 그 상황이 실제인지 연출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정도였다.

그런데 이 날 파울볼을 잡은 관중 역으로 깜짝 출연한 프로듀서 이지승 PD가 실제 경기 도중 날아온 파울볼을 거머쥐는 행운을 누렸다.

이에 스태프들과 관중석의 야구 팬들은 영화 속 상황 뿐만 아니라 실제 상황에서도 파울볼을 거머쥔 이지승 PD를 매우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다.

뉴스팀 김시은 기자 showti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