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회에서 개정된 미디어법 후속 작업이 발빠르게 진행되면서 종합편성 및 보도채널 신규 사업자 선정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6일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논의,규제개혁위원회 심의와 국무회의 등을 거쳐 오는 1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종편 및 보도채널에 진출하는 일간신문사의 구독률 산정 기준,신규 사업자의 승인 유효기간 등을 새로 정했다. 또 신규 방송광고기법인 가상광고와 간접광고(PPL)를 허용하는 내용도 담았다.

◆종편 · 보도채널 신규진출기준 마련

개정안은 방송법에서 구독률이 20%를 넘는 신문사의 종편 및 보도채널 진출 제한과 관련,유가 부수로 구독률을 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전체 세대 대비 특정 신문의 연평균 유료 구독 세대 비율이 20% 미만인 일간신문사는 종편 및 보도채널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유가 부수가 기준이 됨에 따라 국내 일간신문 가운데 규제를 받는 곳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종편이나 보도채널에 진출하거나 이들 지분을 1주 이상 보유한 신문사는 방통위가 고시하는 기관에서 인증한 부수 자료를 제출하고 주식 · 지분의 취득 사실을 즉시 신고하도록 했다. 신문이 제출해야 하는 자료는 전체 발행 부수,유가 판매 부수,재무제표,감사보고서 등이다. 방통위는 1개월 이내 신고 사실과 제출 자료를 외부에 공개하게 된다.

지상파방송과 케이블TV(SO) 간 교차지분 한도는 33%로 제한했다. 방송법에는 지상파 방송과 SO 간 겸영 및 주식 취득만을 허용하고 지분 한도는 명시하지 않았으나 지상파 방송의 위성방송 지분 한도(현행 33%)를 그대로 적용했다.

종편 · 보도 · 홈쇼핑 등 승인 대상 방송채널사용 사업자(PP)와 SO의 허가 · 승인 유효기간은 5년으로 2년 연장했다. 그러나 신규 사업자에 대해서는 유효기간을 3년으로 제한했다. 연말께 승인할 예정인 종편 · 보도채널 신규 사업자의 허가 기간은 3년이 되며 이후 재승인 때부터 5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간접광고 오락 · 교양 프로그램에 한정

방송법에서 도입을 허용한 가상광고 및 간접광고 시행 기준도 마련됐다. 가상광고는 운동경기 중계 프로그램에 한해 도입되며 노출 시간은 해당 프로그램 전체 시간의 100분의 5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노출 크기는 화면의 4분의 1을 넘으면 안 된다. 예컨대 축구경기장에는 실제 없는 광고를 TV 화면에 입혀 시청자에게만 보여주는 가상광고는 연간 200억~3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간접광고도 프로그램 시간의 100분의 5를 초과할 수 없으며 크기가 화면의 4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했다. 간접광고는 오락이나 교양 프로그램에만 한정되며 객관성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간접광고를 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호주의 경우 간접광고 시장 규모는 1600억원 수준으로 전체 광고시장의 1.3% 안팎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가상광고나 간접광고 허용으로 방송광고시장이 당장 지상파 방송으로 쏠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다양성위원회는 신문의 종편 및 보도채널,지상파방송 지분 보유 등의 허용 여부를 가를 잣대인 시청점유율을 산정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위원회는 최소 7인,최대 9인의 전문가로 구성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미디어다양성위원회는 방통위 내에 구성하는 조직이고 자문기구 성격을 갖는다"며 "시청점유율 산정 등은 방통위가 최종 의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