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석,삼총사석,해프닝존,렌트석….

R석,S석,A석 등 일반적인 관람석 등급에서 벗어난 특이한 좌석들이 공연계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색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무대 위에도 객석이 있다. 이른바 '무대석'.10대들의 성 문제와 방황을 그려 올초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 공연에서 매회 24명의 관객은 무대 양쪽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배우들을 바라본다. 측면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뒷모습,옆모습을 볼 수밖에 없지만 공연 도중 배우들이 옆자리에 앉기도 하고 관객을 가장하고 섞여 앉아있던 네다섯명의 배우들이 벌떡 일어나 마이크를 꺼내 노래를 하기도 한다. 관람석에 있는 관객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데다,의자도 불편하고 공연 시작 15분 전 동시에 입장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서 '귀한 자리'로 꼽히고 있다. 무대석의 가격은 5만원으로 S석(6만원)보다 싸다.

지난 4일 저녁 이 공연에서 실제 무대석에 앉았던 서나림씨(23)는 "객석에서 볼 때와 다르게 주인공의 땀방울과 눈빛,표정 등 사소한 것들까지 다 보여 실감난다"며 "커튼콜 때 박수가 터져나오자 마치 내가 배우가 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아담 파스칼과 앤서니 랩 등 브로드웨이 초연 멤버들이 출연하는 뮤지컬 '렌트'의 내한공연에는 '렌트석'이 화제다. 9월 8일부터 20일까지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의 렌트석은 오케스트라 피트석을 단장한 특별석이다. 20만원짜리 VIP석의 절반 가격인 10만원으로 책정된 렌트석은 공연 관람에 최적의 조건은 아니지만 무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마니아들 사이에서 예매 1순위로 꼽힌다.

이 밖에 지난달 21일 충무아트홀 대극장 공연을 마친 뮤지컬 '삼총사'는 매회 공연 가운데 10석만을 VIP석인 '삼총사석'으로,5월 막을 내린 뮤지컬 '주유소 습격사건'은 무대 앞쪽 좌석에 배우들이 객석을 오가며 관객과 접촉하는 '해프닝존'을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