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소속사 대표 김씨, 日서 현행범 체포…관계자 재소환 등 재수사 불가피"
고 장자연에게 술접대와 성상납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소속사 대표 김모씨가 일본에서 긴급 체포돼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관련 재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씨는 24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잠복중이던 일본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검거됐다.

25일 분당경찰서 현풍현 서장은 브리핑을 통해 “어제 일본에서 불법 체류중인 김대표가 검거됐다”면서 사건 경위에 대해 밝혔다.

경찰은 “일본 동경 검시청 전담반과 함께 공조수사를 통해 김대표를 추적 조사하던 중 지인 A씨가 김포공항에 입국,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이동한 사실을 포착하고 이들이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를 미행해 24일 17시 30분 경 동경 P호텔에서 김대표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체포 상황을 전했다.

이어 “김대표는 18시 40분 경 출입국 관리 및 난민법 위반으로 체포, 동경 경시청 관할 경찰서에 현재 유치중이다”라면서 김씨의 현재 상황을 덧붙였다.

신병 인수 절차에 대해서는 두가지 방안을 제시, “첫 번째로는 법죄인 인도법에 의한 절차로 동경고등검찰청에서 구속 후 24시간 이내 ‘동경고등재판소’에 심사를 청구해 청구받은 동경고등재판소는 2개월 이내 심사 결정을 하고, 인도 허가시 1개월 이내 신병 인도 해야 한다. 이 절차에 의하면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는 강제 소환에 의한 절차로, 경찰은 고 장자연 사건 이후 이미 지난 3월 25일 김씨를 인터폴 적색수배를 한 상태며, 여권 또한 5월 14일자로 만료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본 법무성과 논의해 강제소환조치를 요구, 빠른 송환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은 “일본 주재관과 일본 법무성 담당자가 현재 논의 중이며 빠른 송환이 가능하도록 실무적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가능하면 빠른 소환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조기 소환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고 장자연 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핵심 인물인 김대표가 체포됨에 따라 그동안 내사 중지됐던 이번 사건의 재수사가 불가피해졌다.

경찰은 향후 수사 방향에 대해 “입건 또한 입건 후 참고인 중지됐던 8명, 내사 중지 4명, 김대표 등 13명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불가피하다”면서 “그러나 어떠한 방향으로 수사를 할 것인지, 또한 과거 불구속 입건 됐던 인물들에 대한 재수사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김대표의 신병이 인도된 후 가능할 전망이다”라고 구체적인 수사 계획에 대해서는 입장을 보류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했던 고 장자연은 지난 3월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전 매니저였던 유장호씨가 고인이 남겼다는 문건의 존재를 폭로,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라는 사건이 불거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 / 사진 김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