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에 반감 표현 작가 이메일 공개
업무방해.명예훼손 적용 제작진 5명 기소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전현준 부장검사)는 18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를 보도한 MBC PD수첩을 제작한 조능희ㆍ김보슬PD 등 PD 4명과 작가 1명을 명예훼손ㆍ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현 정권에 강한 반감을 표현한 내용이 담긴 김모(기소) 작가의 개인 이메일을 공개해 사생활 침해 논란은 물론 정치권 등에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이 공개한 김 작가의 이메일에는 "출범 100일된 정권의 정치적 생명줄을 끊어놓고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조ㆍ중ㆍ동의 견고한 아성에 균열을 만든, 과거 그 어느 언론도 운동 세력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낸 그 `대중의 힘'의 끝이 나는 못내 불안해요"라는 내용 등이 들어 있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보도 내용의 핵심적인 30개 장면에서 자신들의 의도에 맞춰 사실을 왜곡해 광우병 위험을 과장하고 협상과정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민동석 전 농식품부 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의도적인 오역 및 번역 생략(10개 장면) ▲객관적 사실 왜곡(11개) ▲설명 생략(7개) ▲여러 가능성 중 하나만 골라 적시(1개) ▲화면 편집순서ㆍ연결에 의한 왜곡강화(1개) 등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특히 10여개 장면에선 미국 현지 취재시 인터뷰 중 방송의 의도에 맞는 부분만 발췌하거나 번역을 임의로 한 뒤 자막으로 내보내 방송심의규정 중 공정성 원칙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이 결과 정 전 농식품장관과 민 전 정책관은 인터넷을 통해 `매국노'와 같은 각종 욕설과 비방, 협박에 시달리는 등 공직자로서 사회적 평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업자들이 문제의 PD수첩 방송 이후 가맹점 모집과 판매 등 영업에 실제로 손실을 본 점도 확인, 제작진의 업무방해 혐의도 인정된다고 검찰은 말했다.

정병두 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정부정책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필요하지만 정확한 사실에 바탕해 이뤄져야 한다"며 "사실을 왜곡하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고 이 과정에서 개인의 명예가 훼손된다면 당연히 처벌된다"고 말했다.

PD수첩 측 김형태 변호사와 조 PD는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기소는 정부 정책에 대한 언론의 비판기능을 제한한 정치 수사"라며 "공소사실도 전혀 사실과 다른만큼 법정에서 사실을 다투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