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32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적극적인 보존 및 활용을 위해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부담할 수 있을까.

옥성수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지난해 12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소득세를 내는 성인 남녀 800명을 전화로 면접조사한 결과 우리 국민은 팔만대장경을 위해 1인당 평균 월 1233원,연간 1만4796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 연구원은 19일 한국문화산업학회(회장 임배근)가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여는 정기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논문(CVM을 이용한 팔만대장경판의 총가치 분석)에서 이같이 밝혔다. CVM(조건부 가치평가법)이란 시장기구를 통해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운 수자원,환경,문화재 등 공공재의 가치 측정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해당 공공재를 위해 국민들이 얼마나 부담할 뜻이 있는지 물어서 다중의 지불의사를 총가치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고궁 입장료나 축제의 참가비 등을 산정할 때 이런 방법이 사용된다.

이를 위해 옥 연구원이 800명에 대한 전화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들은 매달 256억6000만원,연간 3079억9000만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같은 연간 지불의사 금액을 지난 10년간 팔만대장경 보존 · 활용을 위해 투입된 연평균 비용(9억1600만원)으로 나눈 비용 · 편익 비율이 336.24로 나타났다. 따라서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팔만대장경판의 만족도는 매우 높으며,이를 문화산업으로 활용하기 위한 공공정책 확대의 여지가 매우 크다고 옥 연구원은 설명했다.

한편 응답자 가운데 팔만대장경을 관람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37.8%,없는 사람은 62.2%였다.

또 팔만대장경의 보존 · 활용에 대한 관심은 '있다'가 37.4%,'보통' 30.0%로 별로 없거나 전혀 없다(32.6%)보다 훨씬 많았다. 또 팔만대장경 보존 · 활용에 대해 종교에 따른 이견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옥 연구원은 덧붙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