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결혼 못하는 남자'서 '골드미스' 여주인공
엄정화 "'골드미스'라는 말 별로예요"
"'골드미스'라는 말 사실은 별로 안 듣고 싶어요. 저도 결혼해야죠.(웃음)"

실제로 '골드 미스'인 엄정화(40)가 또 다시 드라마에서 골드 미스 역을 맡았다.

그는 '남자 이야기' 후속으로 15일 첫선을 보이는 KBS 2TV '결혼 못하는 남자'(극본 여지나, 연출 김정규)에서 여주인공 문정 역을 맡았다.

문정은 예쁘고 성격 좋은 내과 전문의이지만 시집을 못간 노처녀다.

9일 논현동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결혼 못하는 남자'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엄정화는 "나이가 들수록 어렸을 때 느꼈던 불안감이나 모자람에 있어서는 탈피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나이가 주는 압박감은 있다"며 웃었다.

SBS '칼잡이 오수정'에서도 노처녀로 나왔던 엄정화는 "'칼잡이 오수정'의 수정은 자신만만하고 도도한 캐릭터였지만 이번에는 동글동글하고 따뜻한 성격"이라며 "수정은 통통 튀는 깍쟁이였다면, 문정은 자기 나이나 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차분한 여자"라고 설명했다.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결혼 못하는 남자'는 30대 후반 싱글 남녀의 이야기. 사회적, 경제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싱글 라이프에 익숙한 이 시대 도시 남녀의 삶이 그려진다.
엄정화 "'골드미스'라는 말 별로예요"
"도대체 내가 왜 이 드라마에 공감을 느끼고 있나 싶을 정도로 안타까우면서도 재미있다"며 웃은 그는 "정말 정은의 삶과 생각에 공감이 간다. 나 역시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뿐만 아니라 주위에도 일을 열심히 하다보니 결혼 시기를 놓친 친구들이 많아요. 다들 자기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살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데 우리 드라마가 그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드라마 초반에도 나오는데, 나이가 들고 혼자 자신을 챙기다보니 뭘 하나를 사도 모양이나 색깔보다는 성분이나 건강에 도움이 되느냐를 따지게돼요. 사실 싱글로 나이가 드니까 즐거움보다는 쓸쓸함이 더 많아요."

극중 엄정화의 상대역으로 나오는 지진희는 엄정화에 대해 "정화 씨의 가장 큰 장점은 밝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며 "정화 씨와 같이 사는 사람은 얼마나 기분 좋을까 생각하게 되고 곧 좋은 사람 만나 결혼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엄정화는 "지금 내 생활에 익숙해져서 지금 내 삶에 누가 들어오면 어떨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친구 같은 남편을 빨리 만나고 싶다"며 "그런데 내가 어떻게 하기보다는 저절로 결혼까지 이르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드라마의 출연으로 엄정화는 동생 엄태웅과 같은 시간에 경쟁을 펼치게됐다.

엄태웅이 '결혼 못하는 남자'의 경쟁작인 MBC TV '선덕여왕'에서 김유신으로 출연하기 때문.

엄정화는 "안 그래도 엄마가 어느 드라마를 봐야 하냐고 고민하고 계신다"며 "그런데 내가 누나고 아직 시집도 못갔으니 내가 좀 더 잘되야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