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극 '시간이 흐를수록' 출연

"살맛 안 나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살아야 할 이유는 우리의 꿈들이 모이면 이 파도를 넘어 좋은 나라,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극배우 윤석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따뜻한 작품이 사람들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화는 27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 연극 '시간이 흐를수록'의 프레스 리허설에서 "경제 위기와 북핵 문제에 나라의 가장 큰 지도자였고 희망이 돼 줘야 할 분이 그렇게 가버리시고 정말 살 맛 안 나는 세상"이라며 "하지만 따뜻함이 있다면 상처가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35년간 연기하면서 늘 비련의 여주인공만 해왔는데 이렇게 따뜻한 사랑은 처음"이라며 "누구나 상처는 있지만 그럼에도 삶은 살 만하다는 따뜻함을 이 작품을 통해 나도 느끼고 싶고 관객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한다"며 "늘 책임감과 강박관념, 스타라는 수식어에 대한 두려움으로 무대가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나도 따뜻한 러브스토리를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막을 올리는 '시간이 흘러가듯'(원제 오래된 코미디)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러시아 작가 아르부조프의 작품. 혁명과 전쟁을 겪으며 고통과 외로움을 간직해 온 50대 중반의 요양원 원장 로디온(최민건)과 요양원에 환자로 들어온 전직 여배우 리다(윤석화)의 중년 사랑을 그린다.

남자 주인공 로디온 역에는 애초 윤석화와 호흡을 맞추기로 한 정명철을 대신해 '오델로', '낙원전야' 등에 출연한 최민건이 합류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