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정부는 영화산업에 1조원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영화펀드 수익률은 -40%였고,관객도 감소했습니다. 악순환 구조의 영화산업을 선순환 구조로 바꾸기 위해 종전의 공급 중심 지원정책 대신에 시장을 새롭게 창출하는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

28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강한섭 영화진흥위원장(51)은 그동안 무성한 잡음 속에 이뤄낸 성과를 이렇게 간추렸다. 과거 정권이 박아놓은 '대못'을 빼내고 새로운 진흥정책의 틀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새 정책의 핵심은 종전과 다른 펀드,보험,세제 등을 통해 디지털다운로드,DVD,다큐멘터리 등 '3D 시장'을 창출한다는 이른 바 '한국 영화 재발명 프로젝트'다.

"국내 영상업체들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보증보험기관과 함께 2000억원 규모의 대출지급 보증기구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기획개발비에 대한 세액 공제,제작 투자에 대한 소득공제,투자수익에 대한 비과세 등의 혜택이 주어지도록 관계 부처와 협의할 생각입니다. "

그는 최근 조성한 550억원 규모의 중형 펀드 3개는 자금의 5% 이상을 다큐멘터리에 투자하고,연말까지 DVD 렌털 체킹 시스템을 마련해 빈사상태의 DVD 시장도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영화콘텐츠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공공 플랫폼을 만들어 디지털다운로드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급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VOD(주문형비디오)를 합법적인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거지요. 이 시장이 정착되면 영화사업 수익률이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

그는 이 같은 시장창출 정책으로 영화 부가판권 시장을 현재의 2500억원에서 6000억원 규모로 키우고 2000여명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경영 정상화가 급선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공개한 공공기관 단체협약 내용에 따르면 영진위의 단협이 '최악'으로 나타났다.

"노조에 빼앗겼던 경영권을 부분적으로 회복했습니다. '팀장 내부공모 추천제'를 정상화한 게 그것이죠.경영진 2명과 노조원 5명 등 7명으로 구성됐던 인사추천위원회를 경영진 3명과 노조위원장 1명 등 4명으로 구성키로 개정해 15개팀장 중 14개팀장을 교체했습니다. 연말까지 조직을 더 추스려서 건강한 영진위를 만들고 이를 영화인들에게 돌려주는 게 목표입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