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으로 투병하다 숨진 탤런트 여운계씨의 남편 차상훈(72)씨는 23일 아내를 먼저 보낸 안타까운 심경을 털어놨다.

차씨는 부인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아내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제주도에서 조용히 살자던) 당신 이야기 안듣고 일 욕심 내서 이렇게 돼 미안하다'였다"며 "일주일 전 일반병실에서 중환자실로 옮겨진 이후에는 아내가 아무 말도 못했다"고 전했다.

임종했냐는 질문에 대해 차씨는 "아들, 딸과 함께 운명하는 것을 지켜봤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아내가 제주도에서 서울로 간다고 했을때 말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후회스럽다"며 "(당시) 아내는 병원 치료를 위해 상경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드라마를 찍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고 그간의 사정을 전했다.

여씨는 한동안 폐암 투병 사실을 외부에 숨겨 왔으나 KBS 2TV 아침극 '장화홍련'의 첫 방송을 앞둔 지난달 23일 급성 폐렴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하면서 폐암에 걸린 사실이 알려졌다.

차씨는 연초만 해도 부인 여씨가 건강한 모습으로 여행도 다녔다고 전하며 "아내는 재작년 신장암 수술이 잘 돼 건강을 회복하니까 일 욕심이 났던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차씨는 또 "나도 모르게 아내가 세상을 향해 따뜻한 선행을 베풀었다는 것을 최근 알게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문병한 사람들로부터 아내가 10억원 이상의 자선사업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랗게 착하고 훌륭한 사람이니 좋은 곳에서 편히 쉴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평소 여씨와 절친한 우정을 나눴던 탤런트 전원주는 눈시울을 적신 채 "열흘 전 친구를 봤는데 `살만큼 살았다.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을 들었다.

좋은 곳에 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