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 대한 팬의 애정을 이용해 금품을 갈취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음반 홍보마케팅 담당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6일 서태지(본명 정현철)의 아버지 측이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속여 팬에게 금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채모(39)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반 홍보마케팅을 담당하던 채씨는 지난 2005년 10월께 팬인 김모 씨에게 "서태지의 아버지가 무리한 사업확장을 하다 문제가 생겨 어려운 처지"라며 "돈을 빌려주면 나중에 내가 갚겠다"고 속여 2차례에 걸쳐 모두 1억1천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1993년 김씨를 만난 채씨는 2004년에는 자신이 일하던 보험회사의 보험에 김씨를 가입시키는 등 꾸준히 친분을 유지해 왔으며 김씨 명의의 보험을 이용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채씨는 김씨에게 돈을 갚지 못해 독촉에 시달리자 이를 모면키 위해 지난해 2월께 컴퓨터 문서작성프로그램을 이용해 서태지의 아버지가 자신으로부터 1억5천7백만원을 빌렸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위조해 김씨에게 보여주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채씨는 경찰에서 "2008년 초 실직한 뒤 월세도 내지 못하는 등의 생활고에 시달려 이같은 범행을 계획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