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25회로 종영하는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 제작진이 드라마 성공요인 4가지를 꼽았다.

'꽃보다 남자' 제작사인 그룹에이트는 동시간대 TV 시청 총 점유율을 70% 가까이 끌어올리며 공중파 3사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 매체 간 경계를 허물고 경제, 문화, 사회 곳곳을 장악하며 이야기산업 최저의 환경에서 최적의 비전을 꽃피울 수 있었던 성공요인을 살펴본다.

◆신선미: 젊은 기획, 젊은 캐스팅, 젊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 제작진은 '신선미'를 '꽃보다 남자'의 최강 흥행 요인으로 꼽았다.

'꽃보다 남자'는 젊은 기획과 배우에서 태어난 젊은 드라마였다. 주연진 대다수를 20대 초반의 신인들로 채운 하이틴로맨스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제작진은 컨텐츠와 기획에 대한 믿음을 밀어 붙였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시청률 30%를 돌파한 경쟁작에 4년 간의 침체로 폐지론이 오가던 KBS 월화드라마 편성의 악재를 딛고 '꽃보다 남자'는 만개했다. 첫 회 14.3%(TNS 미디어 기준)으로 시작한 시청률은 3회 만에 20%를 돌파했다.

2000년대 초반에나 볼 수 있었던 시청점유율 70%라는 파란이 일어나며 광고업계가 들썩였다. 1회 3개로 시작했던 광고는 5회 만에 28개 자리를 모두 채웠다. 각종 관련 산업에 연달아 청신호가 켜졌다.

대중과 언론은 이 드라마를 통해 배출되는 신예스타들과 이슈에 열광하며 문화적 갈증을 채웠다. 식상한 캐스팅과 안일한 기획 아래 몰락해 가던 이야기산업의 이 새로운 돌파구는 젊은 만큼 더 거침 없었다.

◆대중성: 재미, 화제성, 그리고 전략적 변주

세계 최고의 판매부수를 자랑하는 순정만화 '꽃보다 남자'는 흥행불패 신화의 검증된 콘텐츠였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학원물에 인색했던 한국 시장에서는 십대만의 전유물로 외면 당했다.

'꽃보다 남자' 제작진은 재미있는 드라마는 세대를 불문하고 통한다는 확신 아래 제작진은 최근 시청 기호에 발맞춘 대중성 확보에 전념했다.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쉽고 친근한 스토리에 개성만점 캐릭터들을 경쾌한 템포감으로 엮었다. 각 배우들의 매력 및 연기톤을 고려한 감독과 작가의 재해석은 앞서 대만과 일본에서 수 차례 영상화 되며 新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원작과 궤를 같이 하면서도 예측불허의 긴장감을 더했다.

이에 대한 활발한 의견 교류는 온오프라인을 석권한 화제성의 동력이 되면서 짧지 않은 방영 기간 내내 각종 국내외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공식 홈페이지의 경우 네 차례의 서버 다운으로 KBS 홈페이지 전체를 마비시키면서 24시간 전담 당직 조가 구성됐다. 다시보기 이용건수는 방송 4회 만에 '풀하우스'를 넘어서며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네티즌 뮤직비디오와 팬아트 등 수많은 2차 가공물로 포털 메인을 장악하고 타사 방송사의 경계를 넘어서며 각종 예능프로그램까지 접수했다.

◆볼거리: 스타일, 아이콘, 판타지의 재정립

'꽃보다 남자'의 성공 비결에서 화려한 볼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세계 드라마 사상 최초로 시도 된 뉴칼레도니아와 베네시안마카오 리조트에서의 로케이션이나 MBC '궁'을 웃도는 800평 대지 위에 지어진 초대형 세트 정도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기본 사항 같았다.

'꽃보다 남자'는 순정만화에서나 봐 온 금장단추 제복의 백마 탄 남자주인공, 왈츠 무도회, 비누방울 날리는 세차 장면 등을 천연덕스럽게 한국 안방극장에 상륙시키며 드라마적 볼거리의 개념을 재정립했다.

F4의 경우 전담 의상아트디렉팅 팀을 꾸려 각각 200-300벌씩의 의상을 공수해 입혔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배트맨이 타고 나왔던 초고가형 바이크나 실내 운하, 미국 3대 부호의 전용기, 분수 다리, 12가지 스포츠 장면 등의 배경 위로 다채롭게 어우러지며 2009년 최고의 스타일 아이콘이 됐다.

◆잠재력: 스타탄생, 신한류, 수익구조의 현실화

'꽃보다 남자'의 성공 요인들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될 잠재력으로 더 지지를 받았다. 청춘 드라마의 몰락과 방송사 공채 폐지로 정체되어 있던 배우 시장에 걸출한 기대주들을 대거 발탁했다.
'꽃보다 남자' 주연진들은 일본 공중파 진출과 유수 소속사와의 계약을 확정 지으며 한류스타의 세대 교체를 선포했다.

도합 100억 원이 넘는 CF 계약을 따낸 출연진들은 광고계 최고의 키워드가 됐고 제작진과 방송사 역시 각종 관련 상품과 광고, 해외판권 등을 통해 드라마가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수익구조를 현실화하며 대한민국 이야기산업에 모처럼 실체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

제작진은 '꽃보다 남자'의 성공을 가져온 신선미, 대중성, 볼거리, 잠재력이 모두 "과감한 도전에서 비롯된 것"이라 밝혔다. 또 "화려한 성공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많지만 중요한 건 이 두 가지 모두를 긍정적인 변화의 발판으로 삼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한편, KBS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마지막회인 25화를 끝으로 3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