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쥐’로 스크린에 복귀한 박찬욱 감독이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 김옥빈의 캐스팅과 관련, 독특한 비화를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31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영화 ‘박쥐’(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 제작보고회에서 박 감독은 ‘김옥빈 캐스팅’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영화 ‘다세포 소녀’ 이후 추천을 받아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TV나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못봐 김옥빈이라는 배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만났다”라고 회상했다.

박 감독은 “어쩐 일인지 꾸미도 나온 것도 아니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닌데 좋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뭐하고 딱히 말로하기 힘든 기운 같은 것인데, 약간 불안정한 느낌도 있었고 원하는 ‘태주’ 역에 마땅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첫인상에 대해 전했다.

특히 박 감독은 영화 ‘올드보이’의 강혜정을 볼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며 김옥빈의 독특한 첫인상에 대해 덧붙였다.

와인 바에서 첫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는 박 감독은 “당시 와인 시가를 모르던 차에 3만원 짜리 2병을 마셨는데, 알고보니 30만원 짜리였다”면서 “60만원 어치를 먹고 나니 돈이 아까워서 캐스팅을 안할 수가 없었다. 어쩌면 캐스팅의 직접적인 이유라고도 볼 수 있다”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영화 작업 후 박 감독은 “김옥빈은 기대 보다 훨씬 더 불안정한 사람으로, 모순적인 면도 있고 한마디로 변화무쌍한 인물이어서 더욱 ‘태주’라는 캐릭터와 맞았던 것 같다”면서 “아마도 한국에 이런 여배우가 있었나 놀랄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박쥐’는 뱀파이어가 된 신부의 치명적인 유혹을 그린 작품으로,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자 헐리우드 제작사의 공동 투자 등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4월 30일 개봉예정.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