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cm, 48kg, 큰 눈의 작고 아담한 얼굴, 날씬한 S라인의 소유자. 개그우먼의 프로필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매력적인 주인공 ‘개그콘서트’의 김경아를 ‘라이징 스타’ 3번째 주인공으로 만났다.

KBS 공개홀 앞에서 만난 김경아는 간판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리허설을 막 마치고 나온 분주한 모습으로, 특유의 하이톤의 “어! 안녕하세요”라는 첫 인사로 한경과의 인터뷰를 시작했다.


★ 개그 작가를 꿈꾸다 ‘개그맨’이 되다!

김경아는 KBS 21기 공채 개그맨이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동아방송대학 방송극작과를 전공한 ‘작가를 꿈꾸던’ 소녀였다.

“어릴 적 개그의 소질은 주름은 못 잡고 3, 4명 웃기는 정도?(웃음). 방송극작과를 진학해 특히 시트콤 작가를 해보고 싶어 준비 중이었는데 ‘자취방에 사는 거지소녀’라는 소재로 글을 쓰다 ‘이거를 내가 연기해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때는 25살이었는데, 더 늦으면 안 될 것 같아 과감히 개그맨 시험을 봤죠.”



개그맨 선후배들이나 공채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미안하다는 서두와 함께 ‘단 번에’ 시험에 합격한 운 좋은 녀석이라며 6개월 만에 당당히 공채에 합격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외모가 이래가지고 연기자는 안 되겠고, 노래도 안 되니 뮤지컬 배우도 안 되고…(농담). 개그맨을 해보자 결심하고 6개월 동안 시험 준비를 했어요. 힘들게 준비하는 분들에 비해 운이 좋게 덜컥 합격했지만 기초가 없어 3년 동안 무명 생활을 했죠. 사실 시험에 합격하는데 ‘옹달샘’(유세윤, 유상무, 장동민) 선배들의 도움이 컸어요.”

사실 김경아는 지난해 개콘의 코너 ‘너무 좋아’로 인기를 모으며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줬지만 3년이라는 힘든 시간을 보낸 ‘신인 아닌 구인’이었다.



★ 개그 기초 없어 ‘우정출연’ 긍긍 … 3년 무명이 ‘신인상’ 밑거름

다른 개그맨들과는 달리, ‘출신이 다른’ 김경아는 개그 연기에 대한 기초가 부족해 남모를 눈물도 많이 흘렸단다.

“2006년에 데뷔해 지난 3년 간 ‘폭소 클럽’ 등 꾸준히 출연은 했어요. 우정출연 등으로 얼굴을 알리지는 못했지만. 하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은 어떠한 연기도 할 수 있어요. ‘너무 좋아’ 코너를 처음 선보였을 때 반응이 ‘김경아가 저렇게 망가지다니’ 였으니까요.”

전공-나이 등 남들과 다르게 개그맨을 시작한 김경아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은 바로 복고 코미디다.

2008년 4월 후배 정태호와 선보인 ‘너무 좋아’ 코너는 연인간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복고풍의 촌스러운 의상과 닭살 돋는 멘트들로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복고 코미디를 너무 하고 싶은 찰나에 (정)태호 오빠가 뻐꾸기를 날리며 스탠드 코미디를 하고 있는 것을 봤어요. ‘같이 하면 재밌겠다’ 생각이 들어 내가 먼저 프러포즈 했고, 둘이 정말 망가졌죠. 감독님께 검사 맡는 날 현장에서 ‘뻥뻥’터졌어요. 하지만 저는 창피하지 않았어요.”

독특한 컨셉트의 ‘너무 좋아’는 정태호의 ‘뻑!’ 뻐꾸기 소리와 ‘경아~’ ‘나 너무 좋아~’ 등의 유행어를 남기며 7개월 동안 큰 사랑을 받았다. 그 인기에 힘입어 김경아는 KBS 연예대상에서 당당히 여자신인상을 꿰차는 기쁨을 만끽했다.



★ ‘너무 좋아’ ‘로얄 패밀리’ ‘나쁜 남자’ 그리고 ‘분장실의 강선생님’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이 채 안 되는 시간동안 김경아는 4개의 코너를 통해 ‘홈런’을 날리며 ‘개콘’의 샛별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그녀의 공채 동기이자, 함께 출연한 개그맨들 또한 동반 인기를 모으며 행운의 홍일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너무 좋아’를 함께 했던 태호 오빠는 ‘개콘의 소사’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만능 재주꾼이에요. 새 코너를 선보일 예정인데 많이 사랑해주세요. ‘로얄 패밀리’는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 선배님을 모티브로 준비한 건데 도와달라고 러브콜한 한민관이 더 인기를 얻더라고요(웃음). ‘나쁜 남자’를 함께하고 있는 이승윤, 김기열 그리고 한민관, 송병철 등이 동기들인데 모두 잘되고 있어 너무 좋아요.”

‘너무 좋아’에서는 촌스러운 ‘경아’로, ‘로얄 패밀리’에서는 며느리에게 질투를 느끼는 철없는 ‘시어머니’로, ‘나쁜 남자’에서는 나쁜 남자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는 ‘엉뚱녀’ 그리고 ‘분장실의 강선생님’에서는 투덜이 ‘막내’로 4色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김경아.

“‘너무 좋아’로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정말이지 내 이름 석자가 개콘에 이름을 올리는 자체가 아직도 어리둥절하고 뿌듯하고 기쁠 따름이에요. 개콘에 쉬지 않고 1년 넘게 활동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이제는 개콘에 한 몫 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벅차요.”



★ ‘지각생’ 김경아의 꿈은 개콘에 오래오래 출연하기!

빼어난 외모와 튀는 목소리, 그리고 그를 능가하는 망가지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김경아의 실제 꿈은 ‘묻어가는 개그맨’이란다.

“많은 응원과 사랑을 해주시는 것에 너무 감사하죠. 정말 선배들 안에서 연기하는 것조차 몸둘바를 몰랐는데…. 제 개그의 강점은 자연스럽게 코너에 흡수되는 연기라고 생각해요. 딱히 튀는 외모도 아니고, 그렇다고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조용히 그 코너에 묻어가는 연기가 시청자분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는 것 같아요.”

김경아는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고, 김미화 선배처럼 박식한 개그우먼으로 시사 프로그램의 MC도 해보고 싶은 아직은 꿈 많은 신인 개그맨이다.

한 번에 공채 시험에 합격한 김경아는 ‘고된 문턱’을 넘은 것은 아니지만 3년 이라는 무명시절을 겪었고, 부족한 연기력으로 남몰래 눈물도 지어봤으며, 29살 데뷔 4년 만에 촌스러운 복장과 분장이라는 ‘망가지는’ 연기도 해봤다.

그러나 그녀는 절대 부끄럽지 않다며 손사레를 친다. 자신의 롤 모델인 김미화가 그랬던 것처럼 미래의 꿈을 향해 ‘개그맨인 지금, 개그를 위해 망가지는’ 현실이 그저 고맙고 설렌단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좌우명이 있어요. ‘가치가 있는 길은 지름길이 없다’와 ‘나는 행복을 선택한 사람이다’ 라는 것이죠. 상황이 힘들지만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없는 것이고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행복할 뿐이에요. 한마디로 ‘좋은 게 좋은 거!’ 사실 이런 털털한 성격 때문에 남자들이 처음에는 여자로 봤다가 나중에는 다 형동생 하더라고요.”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