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미워할 수 없는 엉뚱 악녀 3인방으로 출연, 주목을 받던 신인 연기자 장자연이 갑작스레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특히 고 장자연은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악랄한(?) 이미지와는 달리,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는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맑고 순수한 20대 아가씨’로 기억되고 있었다.

지난 7일 갑작스레 자살 소식이 전해진 후 고인의 집 앞에는 수많은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특히 자살로 종결되려던 사건이 유서 관련 문서로 보이는 문건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그녀의 죽음을 두고 각종 의혹과 뒷이야기들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의 발길이 분주해 졌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13일째인 19일 오후. 그녀의 집 앞에는 오빠 소유의 차량 한 대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상태다. 유족들의 한마디라도 듣고 싶어 오랜 시간 기다림을 자처했던 취재진들은 ‘묵묵부답’인 대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날도 취재진은 고인의 집을 바라보며 발길을 뒤로했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동네 주민들은 취재진임을 알고 “아직도 사건이 마무리 안됐나요? 안타까워 죽겠네”라며 그녀의 생전의 모습에 대해 회상했다.

한 주민은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는지. 언니하고 둘이 살았는데 사이도 너무 좋고 둘 다 너무 예쁘고…. 성격도 밝고 착했는데…. 평소 예쁜 마당을 갖고 싶었다며 지금 그 집에 사는 것을 좋아했어요. 얼마 있으면 벚꽃도 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의 말에 따르면, 고인은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이웃들과 인사도 잘 나누고, 특히 연예인 같지 않은 소탈한 성품으로 칭찬이 자자했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은 “얼마 전 ‘꽃남’(꽃보다 남자) 잘 보고 있어 라고 하니까 ‘제 출연 분량은 끝났어요. 영화 등 새 작품에 들어갈 거예요’ 라며 자랑했는데, 그러고 나서 3일 뒤에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어”라며 애통해 했다.

연일 쏟아지는 고인에 대한 세간의 이목에 대해 주민들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빨리 사건이 마무리 됐으면 좋겠어요. 고인이 고이 잠들 수 있게”라고 입을 모으며 “누구보다 유족이 가장 슬프지 않겠어요. 언니가 얼마나 사랑했는데…”라고 고인과 유족에 대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고 장자연의 자살 사건은 ‘성상납-폭행’과 ‘장자연 리스트’에 이어 유족들의 고소, 전 매니저와 소속사 대표의 엇갈린 주장, 경찰의 모호한 수사 등 여러 가지 의혹들을 낳으며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문건을 최초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진 전 매니저 유모씨의 바람처럼 경찰 조사에서 모든 진실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인지, 앞으로의 수사 결과에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