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현빈, 박용하, 소지섭 등

브라운관의 대표적인 '훈남'들이 잇따라 부드러움을 벗어던지고 거칠게 변신하고 있다.

부드럽고 단정한 '도련님' 이미지로 어필하며 줄곧 '살인 미소'로 점수를 땄던 이들이 몸을 혹독하게 굴리는 거친 연기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SBS TV '아내의 유혹'의 변우민 등이 '찌질남'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면, 한쪽에서는 젊은 훈남들의 잇따른 터프가이 변신 행진이 펼쳐지고 있다.

◇송승헌, 박용하, 현빈 등 대변신
10일 종영한 MBC TV '에덴의 동쪽'은 송승헌의 재발견을 이뤘다.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단정한 꽃미남의 대명사로 꼽히던 송승헌이 드라마가 56회를 관통하는 동안 거의 매회 액션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주인공 동철 역을 맡아 항상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사선을 넘나들며 거친 액션을 소화한 그는 이 드라마를 계기로 그간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털어내고 자신의 연기 폭을 넓혔다.

60대 여성 시청자 민모씨는 "그동안 송승헌을 곱상한 청년으로 봤는데 '에덴의 동쪽'을 보면서 남성미도 발견하게 돼 새로운 즐거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내달부터는 박용하의 변신이 이어진다.

그는 KBS 2TV '남자 이야기'에서 주인공 김신 역을 맡아 첫 회에서부터 교도소에 갇힌 연기를 펼친다.

살인미수죄로 교도소에 들어간 김신은 텃세를 부리는 기존 수감자들에게 린치를 당하는 등 정글 생활을 체험하게 된다.

김신은 세상에 관심 없이 되는 대로 살아온 인생. '온에어'의 드라마 PD, '겨울연가'의 라디오 PD, '러빙유'에서는 재벌 2세 등 지금껏 이성적이면서도 점잖은(?) 역만 해온 박용하로서는 180도 변신이다.

그는 '남자 이야기'에서 죄수복을 입고 액션 연기를 펼치는 데 이어 출옥 후에는 돈이 지배하는 정글 같은 세상과 맞닥뜨리게 된다.

현빈도 돌변한다.

하반기 선보일 MBC TV '친구-우리들의 전설'에서 서늘한 조폭으로 거듭난다.

짧게 깎은 머리, 굵은 목걸이와 조폭 스타일의 양복 차림 등은 외양에서부터 '현빈 맞아?'라는 소리가 나오게 한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은 영화 '친구'의 드라마 버전. 현빈은 영화에서 장동건이 맡았던 동수 역을 맡아 '그들이 사는 세상', '내 이름은 김삼순', '눈의 여왕' 등의 전작에서 보여줬던 이미지를 깨는데 도전한다.

◇F4도 알고보면 터프가이
현재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KBS 2TV '꽃보다 남자'의 F4 4인방도 모두 싸움꾼이다.

싸움이 터지는 현장에서 모두 주먹깨나 휘두르는 것. 모두 재벌가 후손들로 곱게 자랐지만 주먹을 쓰는 솜씨가 제법이다.

정경호도 장군으로 거듭난다.

유약한 이미지였던 그는 2007년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국정원 요원으로 활약한 데 이어 이번에는 SBS TV '자명고'에서 호동왕자 역을 맡아 줄곧 칼을 휘두른다.

극중 호동은 섹시한 매력으로 두 여성 자명과 라희 모두를 유혹하기도 하지만, 전쟁을 이끄는 장수의 역할 역시 비중있게 소화한다.

정경호는 "촬영을 시작한 이래 지금껏 계속 전투 신만 촬영하는 것 같다.

액션의 강도가 높다"고 말했다.

반항기 짙은 연기를 펼쳤던 소지섭도 남성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영화 '영화는 영화다'의 조폭 연기를 통해 충격을 준 그는 SBS TV '카인과 아벨'을 통해 생존을 위해 동물적인 투쟁을 해야하는 초인 역을 맡아 터프함을 더했다.

'카인과 아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소지섭의 눈빛은 숲속에서 어슬렁거리는 호랑이 눈빛 같아 소름이 쫙 끼쳤다"(아이디 Imssis), "소지섭 씨가 나오는 장면은 긴장감이 100배예요.

요즘 주변에서 소지섭 씨의 재발견이라고 난리들이에요"(아이디 oksh70)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