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는 오는 7월께 위성방송과 인터넷TV(IPTV)의 주문형비디오(VOD)를 함께 볼 수 있는 결합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가입자 1800만명인 유료 방송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스카이라이프와 IPTV사업자인 KT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상생하기 위한 전략이다.

스카이라이프는 1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개국 7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위성방송과 IPTV를 모두 시청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셋톱박스 시제품을 발표했다. 실시간 방송은 위성방송으로 시청하고 VOD는 KT의 IPTV서비스인 메가TV로 보는 방식이다. 메가TV는 8만여편의 VOD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몽룡 사장은 "KT와 요금 책정 등을 포함한 실무협상을 진행 중이며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다른 IPTV사업자와도 제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가 오는 7월께 내놓을 결합상품 요금은 월 1만8000~2만4000원 선이 될 전망이다. 기존 스카이라이프 요금(월 1만~2만원)에 비해 비싼 편이지만 스카이라이프와 메가TV VOD서비스(월 1만원)에 별도로 가입하는 것보다는 싸다.

하이브리드 셋톱박스 가격은 16만~18만원 안팎이다. 회사 측은 지금도 기간을 약정하고 가입하면 10만원 상당의 셋톱박스를 무료로 임대해주고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도 가입자들이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KT의 초고속 인터넷 메가패스에 추가로 가입해야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위성방송과 IPTV의 결합은 양측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KT 등 IPTV사업자들이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광랜급 초고속 인터넷이 필요하지만 보급률은 50%도 안 되고 방송채널 수 또한 케이블TV나 위성방송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런 약점을 위성방송으로 보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스카이라이프는 초고속 인터넷 등과의 결합상품이 가능해져 케이블TV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위성방송과 IPTV의 결합상품은 실시간 IPTV 서비스에 필요한 광랜급 초고속 인터넷망이 구축되지 않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스카이라이프는 HD 채널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현재 24개인 HD채널을 연말까지 45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