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드라마 '내조의 여왕' 출연

일본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를 닮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려한 외모의 윤상현(36). 하지만 그에게는 2008년 한 해 '찌질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지난해 3월까지 방송된 MBC TV 드라마 '겨울새'에서 지독한 마마보이를 연기해 시청자의 공분을 샀고, '크크섬의 비밀'에서는 아첨과 입담으로 무장한 윤대리 역으로 망가졌기 때문이다.

"찌질이 역으로 연기 전환 포인트를 잡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지속적으로 그런 역을 맡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두 작품 후 '연기는 잘하는데 캐릭터 때문에 비호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젠 가벼운 역 대신 깊이 있고 멋있는 역을 해 보고 싶었지요.

"
그래서 고른 배역이 MBC TV 새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의 태준 역이다.

중견 기업의 CEO로 재벌가의 사위이기도 한 인물이다.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소현(선우선)에게 마음을 두지 못해 방황한다.

소현과는 5년 넘게 부부관계를 갖지 않고 있지만 밖에서는 대놓고 바람을 피운다.

"어느 정도 이해되는 인물입니다.

좋아하는 여자를 버리고 정략결혼했기 때문에 집안에 불만이 많지요.

이혼하기 위해 바람을 피우는 인물이지만 자기만의 사랑을 찾고 싶어하는 순수한 면이 있는 사람입니다.

"
그러다가 태준은 사원의 부인인 지애(김남주)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

와중에 지애의 남편인 달수(오지호)는 소현과 눈이 맞는다.

윤상현은 "지애를 만날 때는 냉소적이면서도 유머가 있는 사람이 된다"며 "반면 소현에게는 냉정하고 차갑게 대하는 등 복합적인 면을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찌질이'로 잘 알려진 그는 사실 데뷔 초에는 근사한 역을 단골로 맡았다.

SBS TV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에서 매력적인 PD로 나왔고, '독신천하'에서도 최고급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완벽남'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당시 연기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그때만 해도 대사 외의 여백은 배우가 메워야 한다는 점을 몰랐지요.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동선과 동작을 따라했습니다.

그런 동선에 대사를 끼워 맞추기가 무척 힘들었어요.

'겨울새'부터는 제가 동선을 정하고 장면을 연구했습니다.

'겨울새'와 '크크섬의 비밀'을 찍을 때는 제가 생각한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늘 촬영이 기다려졌지요.

"
비교적 뒤늦게 연예계에 발을 디딘 그는 데뷔 전 사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인생 공부를 했다.

광고계에서 활동하다가 인천의 한 대학 앞에서 분식점을 운영했고 동대문 시장에서 옷을 만들어 팔기도 했다.

"장사가 체질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고깃집을 할까 하다가 우연히 인터넷 카페에 올린 사진을 본 연예계 관계자의 제안으로 이쪽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가수 지망생이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큰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
연기자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최근 소속사 이전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이전 소속사가 "통보 없이 다른 소속사로 이전했다"며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크크섬의 비밀' 출연료를 아직 받지 못했지요.

이전에도 출연료 관련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지난해 10월 출연료 지급과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전 소속사에 보냈고 전화로도 통보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부터 제 돈으로 출연 관련 경비를 댔지요.

"
또 최근 불거진 학력 위조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 소속사의 직원이 실수로 내가 중앙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했다고 프로필에 잘못 기재했다"며 "문제가 된 부분은 수년 전에 고쳤다.

다만 언론 인터뷰에서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바로잡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