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탈리아 역사가가 발견한 오래된 초상화의 주인공이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텔레그라프, 더 타임스 등 외신들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그림은 중세 역사학자인 니콜라스 바르바텔리가 남부 이탈리아의 아세렌자 지방에서 한 귀족 가문의 고 문서와 미술 수집품을 연구하던 도중 발견됐다.

발견된 초상화는 세로 60㎝, 가로 40㎝ 크기의 유화로, 발견 당시 일부가 손상돼 있었지만 조사를 통해 이미 르네상스 시대의 진품임이 확인된 상태다.

중세 시대 역사를 연구하는 동안 우연히 그림을 발견하게 된 바르바텔리는 “다 빈치는 주로 플로렌스와 밀라노에서 활동 했지만, 이 지방에 살았던 플로렌스의 세그니스 가문과의 유대로 아세렌자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며 초상화의 모델이 다 빈치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림 속 인물은 날카로운 푸른 눈과 긴 코, 은발의 긴 머리와 축 늘어진 수염을 가진 중년 남성이다. 한때 일각에서는 이 남성이 천문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일거라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바르바텔리는 “인물의 자세와 그림의 스타일, 기법이 우피치 미술관에 소장중인 다 빈치의 초상화를 상기 시킨다”며 이를 반박했다.

외신들은 또한 이 초상화는 라파엘로가 다빈치의 얼굴을 모델로 삼아 그린 ‘아테네 학당’(바티칸 소장) 속 플라톤의 모습과도 유사하다고 전했다.

바르바텔리는 “이 초상화는 심지어 다 빈치가 직접 그린 자화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림의 뒷면에 그의 서명 중 하나인 ‘Pin xit Mea’(나의 그림)라는 단어가 거꾸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다빈치의 진품 자화상으로 인정된 그림은 1512년에 붉은 분필로 노년의 모습을 그린 스케치(토리노 왕립도서관 소장) 단 한 점뿐이다. 때문에 이 초상화에 대한 학계의 관심은 당연한 것. 한 관계자는 자신의 웹 사이트에 “다빈치의 외모에 관한 모자이크가 드러날지 모른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림의 날짜와 출처가 확실치 않고 모자의 깃털이나 한쪽 눈 등 그림의 일부에 새로 덧칠한 흔적이 보인다며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바르바텔라는 “우리는 단지 연구 초기단계에 있을 뿐”이라며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다 빈치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초상화는 다음 달 바글리오의 한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를 통해 다 빈치의 다른 그림들과 함께 일반에 공개된다.


뉴스팀 이나연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