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 뭄바이를 배경으로 한 젊은이의 꿈과 사랑을 그린 작품.인도 외교관 출신 작가 비카스 스와루프의 장편 소설 'Q & A'를 스크린에 옮긴 것이다.

뭄바이에서 커피 심부름을 하는 가난한 18세 청년 자말(데브파텔)은 인기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에 출연해 최종 라운드까지 오른다. 그러나 제대로 교육받은 적이 없는 자말은 경찰에 사기 혐의로 체포된다.

경찰에서 고초를 겪던 자말은 옛날이야기를 시작한다.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간 분쟁으로 엄마를 잃고 형과 단둘이 남은 어린 자말은 고아 소녀 라티카(프리다 핀토)와 만난다. 세 명은 인도의 뒷골목에서 구걸로 목숨을 연명하다가 앵벌이 조직에 걸려든다. 이렇게 빈민가를 전전하며 어렵게 성장한 자말이 겪었던 일들이 퀴즈쇼 문제들과 맞아떨어졌음이 밝혀진다. 영국에서 나고 자란 보일 감독과 인도 공동감독 러블리 탄단 감독，'풀몬티'의 작가 사이먼 뷰포이가 뭉친 이 영화에는 할리우드의 흔한 상업영화에서 볼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연극과 방송을 거쳐 스크린에 정착한 보일 감독은 '트레인스포팅'(1997)，'비치'(2000)，'28일 후'(2002)，'선샤인'(2007) 등 기묘함과 긴박감을 갖춘 드라마와 스릴러를 만들어 오면서 절망 속에 살아가는 밑바닥 젊은이들의 희망을 스타일리시한 영상과 속도감있게 펼쳐보였다.

이번 영화에서도 인신매매와 앵벌이 등 뒷골목에 내동댕이쳐진 자말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라흐만의 활기찬 음악과 함께 펼쳐냈다. 퀴즈쇼와 빈민가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연속적으로 오가며 긴장감을 유지하고 볼리우드(인도 영화를 할리우드에 빗대 표현) 특유의 신나는 군무로 말미를 장식한다. 이 때문에 볼리우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찬사와 함께 서양인의 시선으로 인도사회를 겉면만 훑어보는 데 그쳤다는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국내에서는 내달 19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