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펜ㆍ케이트 윈즐릿 남녀주연상

인도 뭄바이 빈민가 청소년들의 삶을 그린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감독 대니 보일)가 올해 아카데미상을 석권했다.

영국ㆍ인도 합작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8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효과상, 작곡상, 주제가상을 받아 8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 영화는 인도 빈민가를 전전하며 어렵게 자란 청년이 최고 2천만루피(약 6억원)의 상금이 걸려있는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에 출연해 승승장구하는 이야기. 골든글로브상과 각 부문 조합상, 비평가협회상, 영국 영화ㆍTV예술아카데미상(BAFTA) 등을 휩쓸어 일찌감치 유력한 오스카 수상 후보로 꼽혀왔다.

주연배우 데브 파텔, 프리다 핀토 외에 인도 현지에서 캐스팅된 아역 배우들은 이날 시상식에 앞서 열린 레드카펫 행사에서 앤젤리나 졸리-브래드 피트 커플을 제치고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트레인스포팅', '비치' 등을 만들었던 영국 출신 보일 감독은 처음 오스카 후보로 올라 상을 거머쥐었으며, 1998년 '풀몬티'로 후보 지명을 받은 적이 있는 있는 작가 사이먼 보포이도 첫 오스카를 갖게 됐다.

남우주연상은 '더 레슬러'의 미키 루크와 경합을 벌였던 '밀크'의 숀 펜이 받았다.

그는 동성애자들의 인권 옹호를 위해 애쓴 샌프란시스코 활동가이자 정치인인 하비 밀크의 생애를 그린 '밀크'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2004년 '미스틱 리버'에 이어 생애 2번째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밀크'는 각본상(더스틴 랜스 블랙)도 받았다.

영국 출신 배우 케이트 윈즐릿은 6번째 도전한 끝에 드디어 오스카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센스 앤 센서빌리티'(1996), '타이타닉'(1998) 등 여우주ㆍ조연상에 6번 후보로 올라 이번에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감독 스티븐 달드리)에서 비밀을 간직한 여인 한나 역을 맡아 생애 첫 오스카상인 여우주연상을 탔다.

지난해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다크 나이트'(감독 크리스토퍼 놀런)는 음향편집상 외에 조커를 열연한 히스 레저에게 사후(死後) 남우조연상을 안겼다.

이날 시상식에는 레저의 아버지 킴 레저, 어머니 샐리 벨, 누이 케이트 레저 등 유족들이 무대에 올라 대리 수상했다.

사후 아카데미상을 받은 것은 1976년 '네트워크'로 남우주연상을 탄 피터 핀치 이후 2번째다.

여우조연상은 스페인 여배우로는 처음으로 페넬로페 크루즈가 차지했다.

크루즈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감독 우디 앨런)에서 자유분방하고 열정적인 미술가 마리아 엘레나 역을 맡았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주요 부문에서 탈락한 대신 미술상과 분장상, 시각효과상 등 영화 외관을 꾸민 실력을 인정받았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쓰레기 더미가 된 지구의 미래 모습을 그린 디즈니 픽사의 '월ㆍE', 외국어영화상은 일본 아카데미상을 석권했던 다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 바이'가 받았다.

또 일본 애니메이션 '작은 사각의 집'(구니오 가토)는 단편애니메이션상을 받았으며 단편영화상은 독일 '토이랜드'(요헨 알렉산더 프레이단크)가 수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