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에게 보너스, 할아버지에게 수익10% 선물"

관객 수 60만 명을 돌파한 저예산영화 '워낭소리'(제작 스튜디오 느림보ㆍ배급 인디스토리)의 수익은 얼마나 될까?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가입률 98%)의 집계에 따르면 15일까지 '워낭소리'의 매출액은 18억1천35만2천100원이다.

한국 영화의 통상적인 부율(극장과 배급사의 수익 배분 비율)인 5대5를 적용한다면 제작사와 배급사의 몫은 매출의 절반인 9억여원이 된다.

'워낭소리'의 제작비는 1억원 가량. 여기에 후반 비용(마케팅ㆍ극장개봉 비용) 1억원을 합하면 총 제작비가 2억원이니 벌써 4.5배의 수익을 낸 셈이다.

'워낭소리'가 여전히 큰 인기를 끌며 극장에 내걸려 있는 만큼 매출과 수익은 더 늘 것으로 보인다.

관객 수가 지금의 2배인 120만명이 된다면 수익금은 현재의 2배인 18억원이 된다.

'워낭소리'가 14~15일 기준 98개의 적지 않은 스크린에서 상영됐는데도 후반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은 것은 이 영화가 디지털 방식으로 상영되는 덕분이다.

통상 필름 프린트로 상영되는 영화는 상영관 1~2곳에 사용되는 프린트 1벌당 200만원 가량의 인화료가 들지만 '워낭소리'의 경우는 350만원 가량의 초기 비용(인코딩 비용)에 디지털 프린트 1벌당 60만원 가량이 추가 비용으로 드는 방식이어서 배급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워낭소리'의 판권은 원래는 다른 제작사에 있었지만 현 제작사인 스튜디오 느림보는 이 회사로부터 영화에 대한 모든 권리를 구입한 뒤 후반 작업을 진행해 영화를 개봉시켰다.

이 때문에 수익 중 배급 수수료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튜디오 느림보에 돌아간다.

별도의 러닝개런티 계약은 체결돼 있지 않지만 스튜디오 느림보측은 수익 중 적지 않은 돈을 이충렬 감독에게 보너스로 지급할 예정이며 영화 속 주인공인 할아버지에게도 사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스튜디오 느림보의 고영재 PD는 "우리 영화의 주인공인 할아버지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수익금의 10% 가량을 드릴 생각을 하고 있다"며 "돈으로 사례금을 드리는 것보다는 할아버지가 원하는 물건으로 드리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