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규(60) OBS경인TV 신임 사장이 16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이를 막으려는 노조와 마찰을 빚었다.

차 사장의 취임식은 이날 오전 10시 부천시 오정동 OBS 사옥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사장 취임에 반대하는 노조원 50여명이 사측의 봉쇄를 뚫고 강당에 진입하자 회의실로 장소를 옮겨 임원 등 30여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차 사장은 첫 출근하는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노조원들과 대치하다 옆문을 이용, 회사로 들어갔다.

그는 오전 7시5분께 정문에 도착했으나 조합원들이 차량 통행을 가로막는 바람에 차 안에서 10분 가량 대치하다가 되돌아갔다.

노조원들은 '낙하산 인사 철회', '공정방송 사수' 등의 구호를 외치며 차 사장은 차에서 내려 노조와 대화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차 사장은 이후 오전 7시45분께 노조원들이 없는 옆문을 통해 사장실로 들어갔다.

김인중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 지부장은 "차용규씨는 이명박 대통령 특보 출신이라 사장 선임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면서 "차용규씨가 사장 자리에 앉으면 1천400만 경인 지역 시청자에게 공정한 방송을 한다는 목표는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OBS 노조는 사장 선임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12일부터 김인중 지부장이 단식, 철야농성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출근저지 등의 투쟁을 계속할 계획이다.

차용규 사장은 취임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이 일하는 걸 보고 못하면 책임추궁을 해야지 적법한 절차로 선임된 사장의 출근을 막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면서 "특보 경력은 사장이 된 것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경영이 전문이라 현업은 현장에 일임하고 어려운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사장은 부산방송 이사, 울산방송 사장 등을 지냈고 2007년 대통령선거때는 이명박 후보 방송특보로 활동했다.

(부천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