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위 독립영화정책 정면비판

30만명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독립영화 '워낭소리'의 제작자 고영재 PD가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영화 관련 정책이 제2의 '워낭소리'의 탄생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 PD는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진위의 2009년도 예산안에는 그동안 진행하던 '다양성영화 마케팅 지원사업' 예산이 사라졌다"며 "그동안 이 사업이 독립영화들의 극장 개봉에 큰 힘이 됐고 '워낭소리'도 이 사업을 통해 4천만원을 지원받아 개봉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독립영화들이 이 사업의 혜택을 볼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양성영화 마케팅 지원사업은 다큐멘터리나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 등 다양성 영화에 영진위가 2천만~5천만원을 개봉 비용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워낭소리'를 비롯해 '우린 액션배우다', '낮술', '연인들', '소리아이' 등 최근 화제가 된 독립영화들은 모두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봉했다.

영진위는 이 사업의 예산을 전용해 10편의 저예산 영화에 71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한국 영화 제작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이하 한국영화 활성화 프로모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 PD는 "영진위가 다양성영화라는 개념을 없앤 대신 영화를 저예산 영화와 상업 영화라는 두 틀로 기계적으로 나눈 뒤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있다"며 "한국영화 활성화 프로모션에는 독립영화를 만들던 영화사들 외에도 기존의 상업영화 제작사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독립영화 지원책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독립영화 감독들은 영진위의 독립영화 정책에 대해 한결같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최근 '똥파리'로 로테르담영화제 타이거상을 수상한 양익준 감독은 "독립영화의 장점은 가려져있는 불편한 진실을 다룬다는 것이며 이는 주류영화계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내 경우에는 영진위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지만 운이 좋아서 작은 규모에서라도 개봉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른 독립영화들은 개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워낭소리'의 고영재 PD)
(사진설명='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