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공영방송 수신료 문제 등 논의

영국을 방문중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10일 스티븐 카터 영국 통신방송 담당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카터 차관과 만나 양국의 공영방송 제도 및 통신정책에 대해 논의하면서 "KBS도 시청률 경쟁을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주면 KBS도 BBC처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차관은 또 BBC의 국제사업과 합작을 하거나 상업방송의 지분을 투자받는 등 방식으로 `제2의 BBC'를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정부는 이와 관련, 경영난에 처한 또다른 공영방송 `채널 4'에 대해 수신료 배분을 높이든지, BBC 월드와 합병을 하거나, 민영방송인 `채널 5'에 매각하는 등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이 한국보다 공영방송 수신료가 10배나 높아 국민적 저항감이 있을 것 같다"는 최 위원장의 언급에 카터 차관은 "국민들은 수신료 지불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터 차관은 현재 영국 공영방송 수신료가 139파운드로 인상된 상태라며 "국민들은 자신들이 내는 수신료가 BBC의 독립적 운영을 가능케 하면서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수신료는 문화적 향유에 대한 대가"라고 확인하면서 "공영방송의 높은 수신료를 감수하는 국민의식이 부럽다"고 말했다.

BBC가 국민들의 높은 신뢰를 받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카터 차관은 "BBC의 독립적 편집방향에 대한 정부의 불개입은 오랜 전통"이라며 이라크 사태에 대한 정부와 BBC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자 `BBC 트러스트'라는 이사회를 신설했다고 소개했다.

카터 차관은 또 "영국은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면서 여론 다양성 원칙을 훼손할 우려로 인해 개별 사안별로 공공성을 평가토록 하는 규정을 포함시켰다"면서 그러나 "신문.방송 겸영 허용 이후 여론 독과점이 생길 수 있는 문제는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영국 런던에서 문화미디어체육부(DCMS) 및 BBC, BT 등을 방문한 뒤 11일 귀국할 예정이다.

(런던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