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렬 감독, 8일 광주극장서 관객과 만남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인기를 끈 '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은 "일상의 소소한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고 8일 밝혔다.

이 감독은 이날 저녁 예술전용관인 광주극장에서 열린 관객과 대화에서 이같이 밝히고 "혁명가처럼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시인의 시처럼 사람의 마음을 바꾸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보이지 않는 내면의 얘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소감을 묻자 "어렵게 만난 주인공이었고 시작도 순탄치 않아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농기계와 일 소, 시위대와 달구지 등 영화 속 대조적인 장면은 의도적인가"라는 질문에 "그냥 자연스런 일상 속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간혹 정치적인 의도가 있지 않으냐는 얘기도 듣긴 했지만 대조라기 보다는 엄연한 농촌풍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시대의 같은 장소와 같은 시간 속에 소의 두 가지 모습이 존재한다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 생각한다"며 "일하는 소가 고기로 둔갑하는 안타까운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광주극장에는 영화시작 30여분 전부터 850여 좌석이 꽉 찼고, 영화 도중 눈물을 훔치던 관객들이 늙은 소가 죽는 장면에서는 대부분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1시간 동안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는 '워낭소리가 울음소리로 들렸다'거나 '봉화에 기념관을 세우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진지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minu21@yna.co.kr